세종시 인센티브 논란 확산
부산 정의화 “세종시 특혜…논란의 불씨 많다”
서울 홍준표 “가는 기업은 지방갈 기업 아니다” 친이 국회처리 연기론…“6월전 힘들어” 주장도
친박 “안될 일 붙잡고 있는다고 좋아질 일 없다” 11일로 예정된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를 앞두고 한나라당의 내홍이 다시 드러나고 있다. 땅값 대폭 인하, 법인세 면제 등 수정안의 내용과 수정안의 국회 처리 시기 등을 두고 지역별, 계파별로 다른 목소리가 터져나온다. 정몽준 대표는 7일 당사에서 주호영 특임장관과 박재완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에게서 세종시 수정안 관련 보고를 받았다. ■ 지역 갈등-세종시 특혜 논란 토지 공급가격을 예정가의 6분의 1수준인 36만~40만원(3.3㎡ 기준)으로 낮추고, 소득세와 법인세 등을 일정기간 면제하는 세종시 수정안을 두고는 지방-수도권 출신 의원들의 견해가 엇갈린다. 부산이 지역구인 정의화 당 세종시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7일 <한국방송> 라디오에 나와 “비수도권 혁신도시나 기업도시에 준하지 않는 특혜를 세종시에 줬을 때 일어날 수 있는 논란의 불씨가 많다”고 말했다. 대구 출신인 이한구 의원도 <불교방송> 라디오에서 “정부가 세종시에 땅값 인하 등 혜택을 주면 기업들이 (지방) 혁신도시에 갈 이유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수도권 등 타지역으로 갈 기업이나 사업을 세종시로 이동시켜선 안 된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말에 관해서도 “실현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라고 했다. 하지만 서울 출신인 홍준표 의원은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세종시에 가는 기업은 혁신도시나 지방에 갈 기업이 아니다”며 “수도권 기업을 지방으로 이전할 때에도 세제나 그런 특혜를 주는 만큼 정치적 해석을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 계파 갈등-국회 처리 시기 세종시 수정안의 국회 처리 시기를 두곤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의 의견이 극명하게 맞선다. 안상수 원내대표와 장광근 사무총장 등 친이 주류 쪽 지도부는 “충분한 논의와 여론 수렴을 거쳐야 한다”며 2월 국회 처리 연기론을 제기해 둔 상태다. 같은 친이계인 정의화 의원은 “6월 지방선거 이전에 국회 처리는 힘들지 않겠느냐”며 아예 6월 이후 처리를 주장했다. 친이계 일부에선 표결을 통한 세종시 수정안 당론 채택 주장이 잠잠해지는 등 세종시 수정안의 국회 처리 회의론도 번지고 있다. 하지만 친박계는 2월에는 논란의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는 태도다. 이성헌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잘 안 될 일을 붙잡고 있는다고 좋아질 일은 없다”고 말했다. 현기환 의원도 “세종시 문제를 오래 끌면 국론분열 상황이 지속되는 만큼 오래 끌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 요지부동 박근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언제 어떤 형식으로 정부 쪽의 세종시 수정안을 전달받을지, 이후 그가 어떤 태도를 보일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수정안의 국회 통과에 박 전 대표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에서 11일 정부 공식발표 전에 주호영 특임장관이나 그 이상급의 인물이 박 전 대표에게 수정안을 귀띔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최근 정부 쪽에서 박 전 대표에게 어떻게 세종시 수정안을 설명하면 좋겠느냐는 물음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가 태도를 바꿀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박 전 대표의 또다른 측근은 “세종시 문제는 국가 균형발전이란 박 전 대표의 가치가 걸린 문제라 원안 추진이란 뜻을 바꿀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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