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만’ 이명박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6일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방식에 대해 “어떻게 하든 상관없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문화방송>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프로그램에 출연해 “당이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 어떤 방법이 좋을 것인가를 아주 신중하게 검토해야 된다”고 전제하면서도 “당이 결정한 사항을 따라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원과 일반 국민 참여 비율을 5 대 5로 한 현재의 경선 방식에 대해서도 “그대로 가도 따르겠다”고 말했다.
이는 그동안 경선 방식 문제에 대해 “전적으로 당에 맡길 일”이라던 원칙론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이 전 시장 쪽은 지금까지 당 내부에선 박근혜 전 대표에게 밀리는 구조를 극복하기 위해, 일반 국민 참여 비율을 높이는 쪽으로 경선 방식을 바꾸자는 뜻을 내비쳐 왔다.
이번 발언을 두고 당내에서는 최근 박 전 대표와 10%포인트 이상까지 지지율 격차를 보이며 1위를 달리는 이 전 시장이 강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전 시장 쪽도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한 측근 의원은 “이 전 시장은 최근 40대, 수도권, 중산층뿐만 아니라, 박 전 대표 지지가 강했던 대구·경북 지역과 20대, 여성층에서도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며 “안정적 상승세가 지속되면 ‘당심’도 ‘민심’을 따라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뉴라이트 등 한나라당 지지 세력이 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어서, 결국 경선 방식이 바뀔 수밖에 없다는 자신감도 깔려 있다”고 덧붙였다.
이 전 시장의 발언에 대해 박 전 대표 쪽은 “당원들의 의사에 관계없이 경선 방식을 바꾸는 건 옳지 않다는 박 전 대표의 입장은 변함없다”고 기존의 태도를 다시 확인했다. 경선을 관리할 강재섭 당 대표의 한 측근은 “이 전 시장의 진심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어쨌든 심판의 처지에서는 후보간 합의가 있지 않은 한 경선의 룰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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