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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방·북한

5시간 넘긴 남북 장관급회담…막판 타결까지

등록 2006-04-24 20:31

24일 오후 타결된 제18차 남북 장관급회담은 당초 예상대로 `무난하지만 낮은 수준'의 합의를 하는 데 그쳤지만 이를 위한 나흘간의 회담에서는 시종일관 밀고 당기는 신경전이 치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납북자와 국군포로 문제 해결은 물론 함남 단천이라는 제3의 특구개발과 한강하구 공동이용안이라는 획기적인 내용의 우리측 안과, 참관지 자유방문과 합동군사연습 중지 등 북측의 안 자체가 서로 쉽게 수용하기 어려운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 때문인 듯 우리측 대표단은 당초 회담 나흘째이자 마지막 날인 24일 오후 3시 인천행 전세기에 오를 예정이었지만 회담 시간을 5시간이나 넘긴 채 막판 공동보도문 타결을 시도했다.

게다가 여느 장관급회담에서와 마찬가지로 전날 양측이 밤을 꼬박 샜던터라 이 날 오전까지 양측의 조급함은 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당초의 기류는 회담 둘째 날인 22일 양측이 기조연설문을 공개하면서 여실히 드러났다.

북측 입장에서는 납북자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측의 대담한 대북 경협제안이 아무리 솔깃하다손 치더라도 덥석 받기가 어려웠고 핵심자원기지를 남측에 공개해야하는 부담 때문에 특구개발 역시 즉각 답을 줄 수 없는 카드였다.

한강하구 공개이용 역시 군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측면에서 이번 회담에서 합의되기는 녹록지 않은 문제였다.

우리측 역시 마찬가지였다.

북측이 이미 17차 회담에서 설치해놓은 `장애물'격인 참관지 자유방문과 합동군사연습 중지, 전략품목 제한금지를 염두에 둔 제한없는 투자.협력 등은 남측이 현시점에서는 절대 받을 수 없는 카드였던 것이다.

양측의 의중을 파악한 남북 대표단은 이 때부터 줄다리기를 시도했으나 회담 막바지까지 진전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 마지막날 새벽쯤에는 웬만한 사항에 합의를 이루고 1∼2가지 민감한 사안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던 이전까지의 회담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 셈이다.

결국 우리측은 `상대방의 사상과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실천적 조치를 취함으로써..'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를 보장하기 위한 실천적인 대책을 취해 나가야..' 등으로 17차 회담의 공동보도문과 흡사하게 두루뭉술하게 북측 입장을 담는 데 동의한 반면, 북측도 지난 2월의 남북 적십자회담에서 합의한 납북자 문제 해결을 `실질적으로'라는 단어만 첨가한 채 받아들였다.

한강하구 공동이용 및 특구 개발도 차기 경제협력추진위원회에서 검토할 것이라는 원칙적인 입장을 표명하는 선에서 합의했다.

특히 북측은 한강하구 골재채취 문제를 거론하면서 이를 임진강이라고 표현하면서 같은 지역을 두고 명칭을 달리 표현하는 자존심을 내세우기도 했다.

게다가 이번 회담이 우리측 수석대표인 이종석(李鍾奭) 통일부 장관의 남북장관급 회담 데뷔 무대라는 점도 우리 대표단에게 어느 정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게했다는 후문이다.

이상헌 기자 honeybe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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