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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환경

폭우로 영동고속도로 기능마비 원인은?

등록 2006-07-23 18:57수정 2006-07-23 22:25

지난주 내린 집중호우로 영동고속도로 평창휴게소 근처 계곡에서 깊이 1m 가량의 토사층과 나무가 쓸려 내려간 뒤 암석층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이수곤 서울시립대 교수 제공
지난주 내린 집중호우로 영동고속도로 평창휴게소 근처 계곡에서 깊이 1m 가량의 토사층과 나무가 쓸려 내려간 뒤 암석층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이수곤 서울시립대 교수 제공
산사태 무방비 ‘화’ 키웠다
이수곤 교수 진부면 일대 조사
지난주 집중호우 때 영동고속도로의 기능을 이틀 동안 마비시킨 주된 원인은 ‘절개지 붕괴’가 아니라 ‘산사태’였으며, 사전 대비에 소홀했던 게 피해를 키웠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18~20일 현지조사를 한 이수곤 서울시립대 교수(토목공학)는 23일 “이번 집중호우 때 도로 피해를 가중시킨 요인은 고속도로 근처의 산지 계곡부 위쪽에서 산사태가 일어나 흙더미와 바위, 나무 등이 아래쪽 고속도로로 쏟아져 내렸기 때문”이라며 “10년 넘게 이런 위험성을 줄곧 지적해 왔는데도 한국도로공사가 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산지 계곡부 위쪽 산사태…흙더미·바위등 도로로 쏟아져
“2002년 ‘루사’때도 같은 피해”…사방댐·스크린댐 설치등 주장

이 교수가 영동고속도로 평창나들목~진부나들목 구간과 진부면 일대를 현지조사한 결과 5~6곳에서 이런 산사태 현상을 발견했다. 고속도로 근처 산지는 암석층 위로 1m 가량의 토사가 쌓여 있어 토사층이 잘 미끄러지는 지질인데다, 토사 속으로 스며든 많은 빗물이 토사-암석층 사이 경계면을 타고 흐름으로써 토사와 암석 경계 부분에 ‘부력’이 생겨 큰 산사태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최근 자동차 속도를 높이기 위해 도로를 되도록 직선으로 만들다보니 도로가 산 깊은 곳을 통과하게 돼, 산 윗부분에서 난 산사태가 도로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2002년 8월 태풍 ‘루사’ 때 동해고속도로 강릉~주문진 사이와 88올림픽고속도로 지리산나들목 근처에서 대규모 산사태로 도로가 끊겼던 것도 이번과 같은 원인이라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당시에도 피해 현장을 조사한 뒤, 산사태에 의한 산간 고속도로와 국도 피해를 막는 방안으로 △계곡의 홍수피해를 막기 위한 사방댐 △쓸려내리는 나무를 거르는 스크린댐 △흙더미와 나무가 도로 위로 쏟아지는 것을 막는 낙석방지터널 등을 설치할 것과 외국처럼 산사태가 일어나기 쉬운 곳을 일러주는 ‘산사태 재해위험지도’를 만들 것을 제안한 바 있다. 각종 재해지도를 규정한 현행 자연재해대책법 시행령에는 산사태 관련 재해위험지도는 규정돼 있지 않다.

이 교수는 “루사 이후 4년이 지나도록 전혀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았다”며 “이번 사태 또한 ‘천재지변’이 아니라 분명한 ‘인재’로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기술원 유병옥 박사는 “이번 영동고속도로 산사태는 도로에서 400m~1㎞ 떨어진 곳에서 시작돼 도로공사가 직접 방비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도로와 주변 계곡 등의 관리 주체가 도로공사와 산림청, 건설교통부 등으로 나뉘어 있어 통합적 관리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낙석방지터널=낙석이 일어나기 쉬운 급경사 절개면에 접한 도로에 설치하며, 터널 형태의 철근콘크리트 구조물로 도로를 덮어 절개면 위쪽에서 떨어지는 바위 등을 도로 바깥으로 밀어내는 시설이다.

스크린댐=산간지역 계곡 상류와 중간 지점에 철제봉을 세워, 빗물에 쓸려내리는 나무와 바위를 거르고 물은 흘려보내는 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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