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2시께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사1동 푸른아파트 2단지에서 사냥한 비둘기를 먹기에 앞서 조심스레 주위를 살펴보고 있다. 2006.12.5 (안산=연합뉴스)
천연기념물 황조롱이가 아파트 단지까지 진출해 비둘기 사냥에 나섰다.
황조롱이 한 마리가 4일 오후 2시께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사1동 푸른아파트 2단지에서 먹이를 찾던 비둘기를 사냥하는 모습이 아파트 주민 이협승(28)씨의 디지털카메라에 잡혔다. 황조롱이는 자신의 몸집보다 약간 작은 비둘기를 부리로 몇차례 쪼다 촬영 직후 양 발톱으로 비둘기를 움켜쥔 채 하늘높이 솟구쳐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다.
이씨는 "이후 황조롱이를 다시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안산의 환경운동가 최종인씨는 "황조롱이는 비둘기나 들쥐 등을 먹고 사는데, 이들이 먹이를 찾아 도심으로 진출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덩달아 도심지 진출이 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씨는 또 "황조롱이는 예전에 민가에서 키우는 병아리를 잡아 먹기도 했지만 사람에겐 전혀 해를 입히지 않아 일정한 거리를 두고 지켜보면 도망가지 않기 때문에 도심에서 볼 수 있는 이색 구경거리"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화호 주변에는 100여 마리의 황조롱이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최근 도심에서 발견되는 일이 늘고 있다.(글 = 김정섭 기자, 사진 = 독자 이협승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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