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경기 용인시 거주 20대 남성이 다녀간 서울 용산구의 한 클럽 근처에 8일 낮 사람들이 오가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코로나19의 ‘조용한 전파’ 우려가 현실이 됐다. 8일 하루에만 코로나19 환자 15명이 새로 나왔는데, 모두 지난 6일 확진 판정을 받은 20대 남성한테서 전파됐다. 이 가운데 1명은 3차 감염으로 확인돼 대규모 지역감염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더 커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경기도 용인시 확진자의 접촉자 조사 과정에서 (전날 확인된) 안양시 지인 1명 말고 추가로 13명이 확인됐다. 이 가운데 12명이 지난 2일 새벽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접촉한 사람”이라고 밝혔다. 12명 중엔 외국인(3명)과 군인(1명)이 포함돼 있다. 오후엔 서울에서 클럽 접촉자 1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고, 인천에선 확진자의 누나가 3차 감염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확인된 환자 17명은 30대 이하의 젊은 층으로 모두 무증상 또는 초기 호흡기·발열 증세를 보이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번 집단감염의 첫 확진자를 용인시 환자로 보고, 이 사람의 직장과 방문한 식당, 숙박시설, 클럽 등을 상대로 추가 접촉자 파악과 역학조사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아직 이 환자의 감염경로가 밝혀지진 않았으나 방역당국은 국외유입과는 관련이 없다고 했다.
이번 전파가 황금연휴 기간에 이뤄진 탓에, 추가 확진자 발생 가능성과 지역감염 확산 우려는 대단히 크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무엇보다도 초동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확진자가 방문한 동선에 머물렀거나 접촉한 분들은 집에 머물면서 보건소나 1339에 반드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방역당국 및 17개 시·도와 긴급회의를 한 뒤, 이날 저녁 8시부터 전국의 클럽과 유흥시설에 운영 자제를 권고하는 한달 기한의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조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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