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개념 쏙쏙/거울로 배우는 도형의 이동
엄마를 따라 은행에 다녀 온 강윤이는 자기도 도장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엄마는 아직 필요 없다고 만들어 주지 않으셨다. 자기만의 도장이 꼭 갖고 싶은 강윤이는 지우개로 도장을 만들기로 하였다. 먼저 지우개에 성을 쓴 후 잘 오려내었다. 그런데 찍고 보니,
이렇게 된 것이 아닌가? “아차! 거꾸로 팠어야 하는데….” 강윤이는 다시 지우개를 팠다.
“야! 이번엔 제대로 나왔다.” 성은 되었지만 이름이 문제! 강윤이는 아빠 도장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인주를 묻혀 찍어보고, 도장 보고 찍어 보고를 반복하면서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그 때 옆에서 동생 재형이가 “와~ 재밌다.”하고 즐거워하는 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방 바닥에 엎드려서 색종이를 접어 펀치로 구멍 뚫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한번 뚫으면 구멍이 4개. ”
“한번 더 뚫으면 구멍이 8개!”
‘저게 더 재밌겠는데….’ 강윤이는 도장 파기를 포기하고 이번엔 동생과 함께 구멍 뚫기를 하기 시작했다. 잠시 후…. 아이들 방 문을 열려던 엄마는 문 앞에 붙여진 메모지를 보았다. ‘도대체 뭐라고 써진 거야?’ 하며 고개를 갸우뚱거리던 엄마는 오른쪽 벽에 붙어있는 거울을 보았다. 거울을 보자 아이들의 메모가 제대로 보였다.
도장에 이름이 똑바로 새겨져 있다면 도장을 찍었을 때 글자들이 거꾸로 보일 것이다. 거울 속의 모습도 실제와는 반대이다. 이것과 관련된 학습 단원이 있는 데, 초등학교 3학년 나 과정에 ‘거울이 비친 모양 알아보기’이다. 이 단원은 거울이 비추는 방향에 따라 사물이 달라짐을 관찰하는 것을 통해 공간 감각을 기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실생활에서 도장이나 거울은 이러한 ‘대칭 이동’에 관한 학습을 하기에 좋은 소재이다.
색종이를 접어 펀치로 구멍을 뚫는 놀이는, ‘대칭’과 ‘곱셈’을 함께 배울 수 있는 놀이이다. 색종이를 반으로 접어 한 번 구멍을 뚫은 후 펼치면 구멍이 2개 뚫려있음을 알게 된다. 그 다음 색종이를 넷으로 접어 구멍을 한번 뚫은 후 펼치면서, “몇 개일까?”를 알아보는 놀이를 한다. 이 놀이는 여러 개의 구멍을 뚫고 나서 펼치기 전에 몇 개인지 암산으로 계산한 다음 종이를 펼쳐 알아보는 것이다. 종이를 여러 가지 형태로 접어가며 같은 놀이를 해도 좋다.
도형 감각이 없어 보이는 아이들이라도, 평소에 이런 놀이를 자주 하면 관찰력도 좋아지고 감각도 생긴다. 사물을 관찰하는 버릇은 수학 공부에 큰 도움이 된다. 도형 감각은 관찰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