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양말
권정혜/선산여종고 3학년 하늘색 창문에
붉은 커텐이 드러워질 무렵
소금기 잔뜩 머금은 지친 발 이끌고
돌아오신 아빤 길게 발목까지 올려진 양말을
주욱 잡아당겨
나의 코에 들이대신다. 난 그저 철없이
얼굴을 찌푸리며 코를 부여잡고
마구 손을 내젖는다.
그러면 아빤,
이게 다아 돈 냄새다, 돈 냄새. 요놈들아
하시며 껄껄 웃어 넘기신다. 그리곤 오늘 하루도 수고했다고
딱딱한 구슬이 박힌 발을
어루만지며 연민의 악수를 건넨다. 소금에 절여진 배추잎마냥 지쳐 돌아온 아빠의 양말은
어느새 빨래통으로 들어 가
우리 가족 건사해 줄 돈 냄새 푸시식 푸시식 내쉬며
벌써 깊은 잠에 곯아 떨어졌다. 하늘빛 넓은 창에
커튼이 시원스레 쳐지고
포근한 햇살이 젖어드는 아침이 오면 상큼한 비누냄새 솔솔 풍기며 원기를 되찾은 양말을 신고
아빠는 다시금 마음을 다잡으며
또다시 즐거운 투쟁의 길로 나선다.
권정혜/선산여종고 3학년 하늘색 창문에
붉은 커텐이 드러워질 무렵
소금기 잔뜩 머금은 지친 발 이끌고
돌아오신 아빤 길게 발목까지 올려진 양말을
주욱 잡아당겨
나의 코에 들이대신다. 난 그저 철없이
얼굴을 찌푸리며 코를 부여잡고
마구 손을 내젖는다.
그러면 아빤,
이게 다아 돈 냄새다, 돈 냄새. 요놈들아
하시며 껄껄 웃어 넘기신다. 그리곤 오늘 하루도 수고했다고
딱딱한 구슬이 박힌 발을
어루만지며 연민의 악수를 건넨다. 소금에 절여진 배추잎마냥 지쳐 돌아온 아빠의 양말은
어느새 빨래통으로 들어 가
우리 가족 건사해 줄 돈 냄새 푸시식 푸시식 내쉬며
벌써 깊은 잠에 곯아 떨어졌다. 하늘빛 넓은 창에
커튼이 시원스레 쳐지고
포근한 햇살이 젖어드는 아침이 오면 상큼한 비누냄새 솔솔 풍기며 원기를 되찾은 양말을 신고
아빠는 다시금 마음을 다잡으며
또다시 즐거운 투쟁의 길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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