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강과 ‘넓은’ 땅의 다른 점은?
수학개념 쏙쏙 /
칠레 산티아고에 사시는 큰 아버지가 오시는 날이라, 민구네 식구들은 집도 청소하고 여러 가지 음식도 준비하고 있다.
큰 아버지가 도착할 시간이 다 됐을 때, 식탁을 차리던 엄마가 민구에게 부탁을 했다.
“민구야, 저 위에 있는 사각 접시 중에서 좀 넓은 걸로 꺼내줄래?”
찬장에는 여러 가지 크기의 사각 접시가 있었다.
민구는 옆으로 긴 접시를 꺼냈다.
“얘는, 넓은 걸로 달라니까.”
엄마는 답답하다는 듯, 손수 정사각형 모양의 접시를 꺼냈다.
민구는 자기가 꺼낸 접시의 가로(폭)를 가리키며, “그것보다 이게 더 넓은데…”라고 했다.
엄마는 “그건 옆으로 퍼졌지, 넓이는 이게 더 크잖니”라고 말했다. 그러고 보니, 엄마가 꺼낸 접시는 민구가 꺼낸 접시보다 음식을 더 많이 담을 수 있어 보인다. 바로 그 때, 아빠와 함께 큰 집 식구들이 들어왔다. “어머, 어서오세요!”
“제수씨, 잘 지내셨어요? 와, 우리 민구는 키가 많이 컸네!”
가족들은 함께 인사를 나누고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민구는 칠레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았다. “근데요, 큰 아버지. 칠레가 우리나라보다 커요? 안 커요?”
“칠레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넓지! 한 3배 반쯤 될걸! 하지만 폭은 좁아서 땅 모양이 길쭉하단다.”
“네? 넓긴 넓은데 폭이 좁다고요?”
민구는 아까의 접시를 떠올리며 큰아버지 말씀이 무슨 뜻인지, 알쏭달쏭했다. ‘넓다’의 의미에는 ‘① 면이나 바닥의 면적이 크다’와 ‘② 가로 폭이 크다’는 뜻이 있다. 민구가 생각한 ‘넓다’는 것은 ②의 뜻이었고, 엄마가 달라고 했던 ‘넓은 접시’는 ①의 뜻이었다. 또 민구가 칠레 땅의 크기에 대해 물었을 때 큰아버지가 넓다고 한 것도 ①의 뜻이었다. 어른들이 말하는 넓이의 의미와 민구가 생각한 의미가 서로 달랐던 것이다. 넓이는 그 도형이 차지하는 평면에서의 크기를 말한다. 다시 말해서, ‘정사각형 하나로 덮을 수 있는 크기를 1로 하고, 이 정사각형으로 겹치지 않게 빈틈없이 늘어놓았을 때, 몇 번이나 들어가는 지를 센 것’이 ‘넓이’다.
어른들은 오래전에 학교에서 ‘넓이’에 대해 배웠다. 아주 짧은 순간에 ①과 ② 가운데 어떤 뜻을 선택해야 하는 지 판단할 수 있는 것은, 그동안 쌓인 경험 덕일 것이다. 수학 시간을 떠나서도 일상 생활 속에서 땅이나 건물의 바닥 넓이를 주제로 사람들과 이런 저런 대화를 하거나 그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구는? 어쩌면 민구는 한동안 ‘넓은 강’과 ‘넓은 땅’의 ‘넓은’이 다른 뜻이라는 것을 아직 확실히 구분하지 못할 지도 모른다. 이런 혼란(오개념)은 학습을 하는 데 방해가 되기보다는 좀더 그 개념을 명확히 알도록 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왜 여직 그런 것도 모르냐고 타박하기보다는 아이들의 혼란을 이해하고 그 혼란의 시작이 어디인지를 헤아려서, 적절한 지도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강미선/<행복한 수학 초등학교> 저자 upmmt@hanmail.net
“민구야, 저 위에 있는 사각 접시 중에서 좀 넓은 걸로 꺼내줄래?”
찬장에는 여러 가지 크기의 사각 접시가 있었다.
민구는 옆으로 긴 접시를 꺼냈다.
“얘는, 넓은 걸로 달라니까.”
엄마는 답답하다는 듯, 손수 정사각형 모양의 접시를 꺼냈다.
민구는 자기가 꺼낸 접시의 가로(폭)를 가리키며, “그것보다 이게 더 넓은데…”라고 했다.
엄마는 “그건 옆으로 퍼졌지, 넓이는 이게 더 크잖니”라고 말했다. 그러고 보니, 엄마가 꺼낸 접시는 민구가 꺼낸 접시보다 음식을 더 많이 담을 수 있어 보인다. 바로 그 때, 아빠와 함께 큰 집 식구들이 들어왔다. “어머, 어서오세요!”
“제수씨, 잘 지내셨어요? 와, 우리 민구는 키가 많이 컸네!”
가족들은 함께 인사를 나누고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민구는 칠레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았다. “근데요, 큰 아버지. 칠레가 우리나라보다 커요? 안 커요?”
“칠레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넓지! 한 3배 반쯤 될걸! 하지만 폭은 좁아서 땅 모양이 길쭉하단다.”
“네? 넓긴 넓은데 폭이 좁다고요?”
민구는 아까의 접시를 떠올리며 큰아버지 말씀이 무슨 뜻인지, 알쏭달쏭했다. ‘넓다’의 의미에는 ‘① 면이나 바닥의 면적이 크다’와 ‘② 가로 폭이 크다’는 뜻이 있다. 민구가 생각한 ‘넓다’는 것은 ②의 뜻이었고, 엄마가 달라고 했던 ‘넓은 접시’는 ①의 뜻이었다. 또 민구가 칠레 땅의 크기에 대해 물었을 때 큰아버지가 넓다고 한 것도 ①의 뜻이었다. 어른들이 말하는 넓이의 의미와 민구가 생각한 의미가 서로 달랐던 것이다. 넓이는 그 도형이 차지하는 평면에서의 크기를 말한다. 다시 말해서, ‘정사각형 하나로 덮을 수 있는 크기를 1로 하고, 이 정사각형으로 겹치지 않게 빈틈없이 늘어놓았을 때, 몇 번이나 들어가는 지를 센 것’이 ‘넓이’다.
어른들은 오래전에 학교에서 ‘넓이’에 대해 배웠다. 아주 짧은 순간에 ①과 ② 가운데 어떤 뜻을 선택해야 하는 지 판단할 수 있는 것은, 그동안 쌓인 경험 덕일 것이다. 수학 시간을 떠나서도 일상 생활 속에서 땅이나 건물의 바닥 넓이를 주제로 사람들과 이런 저런 대화를 하거나 그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구는? 어쩌면 민구는 한동안 ‘넓은 강’과 ‘넓은 땅’의 ‘넓은’이 다른 뜻이라는 것을 아직 확실히 구분하지 못할 지도 모른다. 이런 혼란(오개념)은 학습을 하는 데 방해가 되기보다는 좀더 그 개념을 명확히 알도록 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왜 여직 그런 것도 모르냐고 타박하기보다는 아이들의 혼란을 이해하고 그 혼란의 시작이 어디인지를 헤아려서, 적절한 지도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강미선/<행복한 수학 초등학교> 저자 upmm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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