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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알몸 졸업식을 즐기는 시선들

등록 2008-02-18 14:53

한 공유 사이트에 올라온 알몸 졸업식 사진. 최근 이와 관련한 10여개의 글이 올라왔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한 공유 사이트에 올라온 알몸 졸업식 사진. 최근 이와 관련한 10여개의 글이 올라왔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사회일반] 지나친 졸업식 문화, 그리고 관음증
중고등학생들의 졸업식 문화가 위험 수준을 넘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친구들끼리 밀가루를 뿌리거나 교복을 찢는 행동을 통해 ‘학창 시절을 잘 마무리하고 새 출발하라’고 말하는 것이 전부였지만 언젠가부터 밀가루와 계란 범벅 때문에 속옷을 드러내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이런 광경을 지켜본 사람들은 인터넷에 글을 올려 청소년들의 졸업문화를 비판하고 나섰다. 해당 학생들은 대부분 ‘한때의 즐거운 추억’이라고 말하지만, 기성세대의 입장에선 염려만 될 뿐이다.

자신을 유부녀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고등학교를 지나가다 졸업식 풍경을 봤는데, 교복을 서로 찢고 난리도 아니었다”며 “한 학생은 팬티까지 입지 못하게 다 찢어졌고, 무서웠다. 내 딸도 저렇게 노는 건 아닐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이른바 알몸 졸업식이 위험 수준을 넘는 곳은 또 있다. 바로 인터넷 상에서 학생들의 사진을 즐기고 유포하는 사람들이다.


당사자들에게는 알몸 졸업식이 다른 사람의 시선보다는 추억이라는 생각이 강하다. 자신의 미니홈피나 블로그에 알몸이 드러난 졸업식 사진을 버젓이 올리는 것만 봐도, 학생들은 이같은 문화를 ‘옳고 그름’을 떠나 추억의 한 형태로 받아들이고 있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제3자에 의해 유포되면서 학생들의 의도는 사라지고, 학생들에 대한 관음증만이 남게된다.

한 공유 사이트에 아이디 ‘모라여어엄’이 한 학교의 졸업식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 여학생들은 교복이 다 찢긴 상태로 상체가 드러났으며, 온 몸은 밀가루와 계란 범벅이었다. 이 사진엔 총 26개의 리플이 달렸는데, 23개의 리플이 ‘원본 사진을 공유해달라’는 것이었으며, 나머지 리플 역시 ‘사진 좋다 ㅋㅋㅋㅋㅋㅋ 또올려주세요 ㅊㅊ’와 같은 내용이었다.

알몸 졸업식 사진을 공유해달라는 네티즌들의 글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알몸 졸업식 사진을 공유해달라는 네티즌들의 글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사회에서는 청소년들의 자성을 요구하고 있다. 타인에게 혐오감을 줄 정도로 지나친 졸업식 문화에 대한 학생들의 반성도 필요하다. 하지만 이와 함께 알몸 졸업식 사진을 돌려보며 웃고 있는 학생들에 대한 관음증 문화에 대해서도 잊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청소년도 알아야한다. 추억이라고 생각한 자신들의 사진이 사회에서는 어떻게 퍼지고 있는지를 함께 알 때, 지금의 졸업식 문화를 바로 볼 수 있는 시각도 생길 것이다.

정혜규 기자 66950@hanmail.net
ⓒ2007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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