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채점방식·집계과정 등 검토 안한채 강행
“문제있다면 제도개선”…대책도 미봉책 그칠 듯
교육단체 “일제고사 철회안하면 조작 또 일어나”
“문제있다면 제도개선”…대책도 미봉책 그칠 듯
교육단체 “일제고사 철회안하면 조작 또 일어나”
학업 성취도 평가 결과의 신뢰도를 둘러싼 논란은 지난 16일 교과부가 결과를 발표하기 이전부터 있었다. 먼저, 내신성적에 반영되지 않아 학생들이 백지 답안지를 내는 등 시험을 대충 치렀다는 얘기가 돌면서, 평가의 공신력에 대한 의심이 일었다. 또 채점을 일선 학교가 맡는데다 주관식의 경우 채점기준이 명확지 않아 시·도마다 임의로 채점이 이뤄졌다. 서울 ㄱ중학교의 한 교사는 “내신 준비도 힘든데 어느 학생이 성적에도 들어가지 않는 시험을 열심히 치르겠냐”며 “시험감독도 부실했고, 채점할 때도 중간·기말고사와 달리 몇 번씩 검토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 ㅁ고 2학년 백아무개양은 “몇몇 학교에서는 학교 성적을 높이려고 감독하던 선생님들이 몇 문제씩 슬쩍 답을 얘기해주기도 했다는 말이 학원 친구들 사이에서 돌기도 했다”고 말했다.
3~5%의 학생을 표집해 학업 성취도 평가를 실시했던 2007년까지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전국의 교과담당 교사들을 모아 며칠씩 합숙을 하면서 채점을 했다.
이런 이유로 교과부가 채점 방식이나 집계과정 등 기본적인 것도 검토하지 않은 채, 평가 대상 학생이 수능의 세 배가 넘는 196만명에 이르는 시험을 하루에 보고, 평가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나선 것부터가 무책임했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그런데도 교과부는 지금까지 신뢰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을 때마다 “그런 사례는 통계적으로 미비한 일부 사례에 불과하다” “실사를 모두 거쳤다” “전산으로 채점을 하기 때문에 조작이 불가능하다”고 공언해 왔다. 임실교육청도 “학교에서 보고를 잘못했다. 학교에서 채점을 틀리게 했다”고 주장하는 등 책임을 아래로만 떠넘겼다.
교과부가 뒤늦게 부랴부랴 내놓은 대책도 미봉책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안병만 교과부 장관은 19일 한국기자협회 초청 토론회에서 “평가와 채점, 집계 과정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겠다”면서도 “평가 없이 학생들의 성취도가 향상되기 힘들다”고 말했다. 평가 방식을 표집으로 바꿀 계획도 없다고 잘라말했다. 채점과 보고 과정에서 문제가 있다면 제도개선을 해야겠지만, 전국 모든 학생이 치르는 일제고사와 성적 공개는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교육단체들은 전국 단위 일제고사와 성적 공개 정책을 철회하지 않으면 점수 경쟁으로 말미암은 성적 조작은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비판한다. 엄민용 전국교직원 노동조합 대변인은 “진실을 밝히는 순간 학교나 교사한테 큰 책임이 돌아갈 수 있어 숨기고 있을 뿐이지, 전북 임실과 같은 성적 조작은 곳곳에서 이뤄졌을 것”이라며 “일제고사 형식의 평가와 지역·학교를 서열화하는 성적 공개는 그 자체가 갖가지 부정을 일으킬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김소연 정민영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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