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선언 열면 퇴학시키겠다” 눈물 속에 열린 청소년 시국선언

청소년 시국선언 현장. 오른쪽이 시국선언을 진행하는 청소년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사회] 전주 청소년들, 학교측 협박에도 17일 시국선언 진행

17일, 전주 지역 청소년들은 시국선언을 진행했다. 그러나 다른지역과는 다르게 이번 전주 시국선언은 우역곡절이 많았다.

전주 청소년 시국선언을 실질적으로 준비하고 주도한 한 고등학생이 학교로부터 ‘하지말라’는 강요를 받았다. 학교 측은 밤에 해당학생 부모에게 전화해 “못나가게 해달라”고 했을 뿐만아니라, 참여하면 퇴학까지 시켜버린다고 위협을 가했다. 시국선언이 열리는 17일에도 여러차례 전화해 “시국선언을 하지말라”고 종용했다.

시국선언을 주도한 학생은 “시국선언을 하려고 했을 때, 외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런 압박은 단순히 이 학생에게만 국한된것이 아니라, 다른 청소년들에게도 가해졌다고 한다. 실제로 시국선언이 열리기로 한날에 예상보다 적은 학생이 나왔다.

7시가 가까워지자, 교복을 입은 학생이 하나둘씩 나타났다. 학생들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시국선언을 해야할지’ 고심했다. 서서히 언론 쪽에서도 기자들이 모여들었다. 그때 시국선언 주도 학생이 현장에 나타나자, 퇴학을 우려한 그의 부모가 급히 차에서 내려 “오늘 우리 아들 안한다. 내버려달라. 당신들(기자)이 우리 아이를 책임질 것도 아니지 않느냐”고 데려갔다.

결국 시국선언을 주도한 학생은 집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었고, 남은 청소년들은 자신들이라도 시국선언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결국, 열명정도되는 청소년들이 일렬로 서서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몇몇 청소년들은 자유발언을 하였다. 한 청소년은 “우리들도 알건 다안다. 우리 부모가 광주에서 겪은 80년대 광주 상황과 지금 상황이 다른게 무엇인가”라며 눈물을 지었다. 다른 청소년은 “이명박 대통령은 기독교 신자인데, 하늘에서 준 천부인권을 왜 탄압하나. 아무리 가리고 숨기려해도 진실을 다 알고있다. 우리는 끝까지 싸울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청소년 시국선언이 진행되자, 침통한 표정속에 있던 청소년들이 하나둘씩 눈물을 흘렸다.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기자들에게 질문을 받는시간에 “학교에서는 퇴학시킨다고 할 정도인데, 두려움은 없느냐”고 묻자, 오히려 “우리가 무슨 죄를 지었나. 우리의 의견을 주장한 것 뿐인데, 무엇이 잘못이라고 우리가 두려워해야하느냐. 오히려 찔리는 어른들이 있나보다”고 당당해했다.

학교에서 ‘퇴학시키겠다’고 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청소년들은 시국선언을 진행했다. 힘들게 열린만큼 ‘당찬’ 시국선언이었다.

박효영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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