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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수입되지 말았어야 할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록 2010-03-12 15:44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포스터  ⓒ 구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포스터 ⓒ 구글
[영화] ‘상상극장’, ‘판의 미로’ 등 한국에서 흥행실패한 심오한 판타지류 영화들




얼마 전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보고왔다. 전체관람등급으로 주로 아이들을 겨냥한 영화였기 때문에 유치한면도 없지 않았지만, 팀 버튼 감독 특유의 기괴함과 초자연스러움 등이 잔뜩 묻어있어 나름 재밌게 본 영화였다.

그런데 나는 이 영화를 관람하고 나오면서 자꾸 어떤 영화가 떠올랐다. 바로 ‘파르나서스박사의 상상극장’ 이었다. 영화의 분위기가 겹쳐서 였을까. 아니 영화의 스토리나 분위기가 비슷하다는 느낌이 아니라 정확히 말하면 ‘상상극장꼴이 날거다’ 라는 예감같은 것이였다.

12월 중순이였나 , 히스레저의 유작 ‘상상극장’이 개봉했다. 사람들의 관심은 명배우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영화배급사의 광고와 조니 뎁, 콜린 파렐, 주 드로 등 유명한 배우들도 이 영화에 대거 출현 했다는 소식에 쏠렸다. 또 그 이유로 개봉초기 많은 관객들이 이 영화를 찾았다. 그렇지만 이 영화는 예상외로 흥행에 실패하고 한국 극장가에서 일찍 막을 내리게 된다. ‘상상극장’ 말고도 이와 비슷한 어찌보면 기괴하고 어찌보면 심오한 판타지류의 영화들은 위와 같은 흥행실패의 길을 걷게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와 같은 현상의 원인을 난 두가지로 본다.

첫째, 영화배급사측의 어이없는 홍보용 줄거리와 호화캐스팅, 제작비 등만 강조하는 영화광고 때문이다. ‘상상극장’ 말고도 말도 안되는 광고로 피해를 본 영화들이 적지 않다. 하나의 예를 들라하면 난 ‘판의 미로’를 들겠다. 이 영화의 개봉초기 TV와 인터넷에서는 ‘판의 미로’를 아이들과 보기 좋은 판타지영화 정도로만 광고했다. 그래서 난 그 당시 그 영화에 별로 흥미가 가지 않아 다른영화를 관람했었다. 그런데 작년 크리스마스 KBS에서 그 영화를 틀어주길래 보았다. 아이들과 같이 보기 좋은 판타지는 무슨... 현실과 이상의 경계에 대해 의문점과 생각할거리를 던져주는 아주 철학적인 영화였다. 또 생생한 잔인함도 인상깊었던 영화였다. 아마 나이제한 딱지가 붙어있었겠지만 멋모르고 자녀들과 볼 생각에 이 영화를 찾은 사람들의 당혹감이란 안봐도 비디오다. 아무튼 결과적으로 영화 ‘판의 미로’는 배급사의 광고덕(?)으로 그런 영화를 원했던 사람들에게 표를 팔지 못했을 뿐더러 아이들과 같이 보려한 부모들에게 당혹감마저 안겨줬다. 영화를 홍보하기위한 광고가 오히려 영화를 죽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둘째, 그 배급사의 광고를 비판없이 받아들여 볼 영화를 선택하는 대중들과 그들의 태도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에겐 어떤 배우가 나오고 감독은 누구이며 제작비는 얼마나 들어갔는지 하는것은 영화를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그래서 앞서 말했던 영화 배급사들의 홍보아닌 홍보에 그대로 낚여버리는 것이다. 또 그러한 결정으로 인해 영화를 본 뒤 실망도 크게한다. 그래서 인터넷 유명 커뮤니티등에 접속해 리뷰란에 영화에 대한 악평이란 악평은 다 달아 놓는다. 여기에 애국심에 눈이 먼 일명 ‘알바’들의 외국영화 무차별적 평점깎기 까지 더해져 아직 그 영화를 보지 않은 대중들은 ‘아 영화가 별로구나’라는 판단이 들어버리고 영화는 흥행에 실패하는 것이다.

물론 영화란 예술성도 중요하지만 다수의 대중들이 즐길수 있는 대중성 또한 없어서는 안 될 요소다. 또 자신만의 좋아하는 스타일이 있고 주관이 있기 때문에 내가 이 영화는 좋고 저 영화는 싫다는건 자기 마음 아니냐 하는 것도 맞는 말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전체주의와 국수주의로 가득 차 있는데다 애국자양성만이 목표인 교육과 지나치게 상업적이기만 한 저질 대중문화에 우리가 녹아들어버려 주관아닌 주관, 개성아닌 개성을 갖게되버린 것은 아닌지 말이다.

신승수 기자 chanykoq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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