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원천봉쇄로 7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 건너편 인도에서 촛불집회를 연 대학생과 시민들이 ‘반값 등록금 실현’을 촉구하며 거리행진을 벌이다 막아서는 경찰과 몸싸움을 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등록금 1천만원의 실체
서울 소재 21곳 ‘2010년 예·결산’ 분석
세출예상액 늘리고 세입 줄여 2383억 뻥튀기
등록금 인상 근거로 제시…홍대, 391억 남겨
“전년 추정결산 토대로 예산편성 법제화해야” 정부가 대학 등록금 결정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2010년부터 등록금 산정근거를 공시하도록 했으나, 대학들이 산정근거마저 부풀려 등록금 인상의 근거로 활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7일 <한겨레>가 한국대학교육연구소와 함께 재학생 1만명 이상 서울지역 사립대 21곳이 대학 정보공시 사이트인 대학알리미에 공개한 2010년 등록금 산정근거를 기준으로 결산 내역을 비교한 결과, 대학들이 세출은 늘리고 세입은 줄이는 방식으로 ‘세입 부족액’을 2383억여원이나 부풀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들은 이 세입 부족액을 등록금 인상 근거로 삼았다. ■ 얼마나 부풀렸나 21개 사립대의 2010년 등록금 산정근거상 세출 예상액은 5조5110억여원이었으나, 2010년에 실제 지출한 돈은 이보다 2329억원 적은 5조2780억여원이었다. 반면 2010년 등록금 산정근거상 세입 예상액은 5조1228억원이었지만, 실제 수입액은 이보다 54억여원 많은 5조1282억여원으로 집계됐다. 결과적으로, 21개 사립대는 2010년 등록금 산정근거를 통해 지출에 비해 3881억여원의 수입이 부족하다며 등록금 인상의 필요성을 주장했으나, 실제 부족한 돈은 1498억여원이었던 셈이다. 등록금 산정근거를 가장 많이 부풀린 곳은 홍익대였다. 홍익대는 등록금 산정근거에서는 155억여원이 부족하다고 밝혔으나, 결산 결과 오히려 391억여원이 남았다. 등록금 산정근거에서 세출을 626억여원 부풀려 잡았기 때문이다. 연세대(385억여원), 광운대(303억여원), 이화여대(292억여원), 숙명여대(270억여원) 등도 등록금 산정근거에서 부풀린 액수가 많았다. 2010년에는 상당수 대학들이 등록금을 동결했음에도, 등록금 산정근거를 많이 부풀린 상위 10개 대학 중 홍익대(2.8%), 연세대(3.2%), 서강대(3.3%), 한국외대(2%) 4곳은 등록금을 인상했다.
■ 어떻게 부풀렸나 등록금 산정근거 항목별로 보면, 세출에서는 연초에 신규 채용이나 임금 인상 수준 등을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전임 교원과 직원 인건비 등 보수를 178억여원 부풀려 계산했다. 또 건물관리비, 시설보수비 등 항목이 많은 관리운영비도 136억여원 높게 책정했다. 연구비와 학생경비도 등록금 산정근거보다 각각 727억여원, 347억여원 적게 쓴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비는 대학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들어가는 돈이고, 장학금·실험실습비 등 학생경비는 학생에게 투자하는 돈이라는 점에서, 대학들이 정작 써야 할 곳에는 제대로 쓰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반면 등록금 산정근거의 수입 예상액에서 국고보조금 수입은 결산보다 584억원 낮게 잡았다. 국고보조금 지원 사업은 보통 연초에 선정되기 때문에 등록금 산정근거 작성 때 충분히 고려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처럼 등록금 산정근거에서 세출 예상액은 높게, 세입 예상액은 낮게 계산하는 관행은 2011년 등록금 산정근거에도 그대로 되풀이됐다. 연세대는 2011년 등록금 산정근거에서 세출 예상액을 2010년 결산보다 1161억여원 많은 7874억여원으로 계산했다. 이화여대도 519억원 많은 3030억여원을 세출 예상액으로 제시했다. 이런 부풀리기 예산 책정 관행이 개선되지 않는 한 현재의 등록금 산정근거가 등록금 인상을 합리화하는 명분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대학교육연구소 김삼호 연구원은 “대학의 예산 부풀리기 행태는 교육과학기술부가 등록금 산정근거를 만들었을 때부터 예상했던 문제”라며 “전년도 추정 결산 등의 합리적 자료를 기초로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는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에 대한 특례 규칙’의 조항을 상위법령에 명시해 대학을 제대로 감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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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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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예산에서 세입 부족액 많이 부풀린 10개 사립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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