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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경찰뒤 총리실도 나섰지만 ‘꼬리자르기’

등록 2010-08-06 08:24

[‘과기평 향응 비리’ 파문] 조사 문제점 없나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과기평) 오아무개(41) 팀장이 ‘밤 영업’을 위해 회사 돈을 만지기 시작한 것은 2006년 초 무렵이었다. 오씨는 “당시 직속 상사였던 이아무개 현 정책기획본부장이 ‘활동비 부분을 담당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오씨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접대’에 들어갈 비자금을 만드는 것이었다.

이때부터 엄청난 규모의 가짜 지출 내역이 만들어졌다. 오씨는 25차례에 걸쳐 마치 외부에 원고를 청탁한 것처럼 거짓으로 꾸민 뒤, 실제로는 나가지도 않은 원고료 1750여만원을 뒷돈으로 쌓았다. 또 출장비 허위 신청, 협력업체와 짜고 복사비를 가짜로 지급했다가 되돌려받는 등의 수법으로 2200여만원을 챙겨두는가 하면, 2000만원에 이르는 인쇄비를 거짓으로 결제해 준 다음 해당 업체 사장에게 술값을 대신 계산하도록 했다.

오씨는 2007년 3월 자신의 ‘비자금 관리 업무’를 권아무개(33) 연구원에게 넘겼고, 권씨는 이후 1년여간 ㅇ룸살롱에서만 20여차례, 5000만원 이상 술값을 냈다. 2007년 말에는 오씨와 교과부 간부들로 구성된 ‘룸살롱 멤버’들이 7박8일 일정의 북미 지역 출장을 떠났다가 “급전이 필요하다”고 권씨한테 요청해 수백만원을 송금받은 일도 있었다.

이들의 행태는 경찰이 2008년 4월부터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조사를 하면서 꼬리가 드러났다. 하지만 무슨 일인지 돈을 관리하던 오씨만 1000만원의 벌금(횡령죄)과 횡령액 4864만원 환수,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고 일단락됐다.

2009년 말 이 사건에 대한 제보가 다시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됐고, 공직윤리지원관실이 다시 조사에 나섰다. 지원관실은 지난 2월 조사를 끝내고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 조처 요구를 내놨지만, 이번에도 오씨만 해임되고, 2명의 본부장이 각각 6개월과 3개월의 정직 처분을 받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오씨는 “과기평 일부 고위 간부들은 청와대 실세들과 친·인척 관계라는 이유로 징계에서 배제됐다”며 “일개 연구원인 나를 해임해 꼬리자르기를 하려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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