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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군자 할머니 별세…생존자 37명

등록 2017-07-23 11:08수정 2017-07-23 21:52

경기도 광주 나눔의집 거주…노환으로 별세
고 김군자 할머니. 한겨레 자료사진
고 김군자 할머니. 한겨레 자료사진
“위안소에서 하루 평균 20명, 많게는 40명까지 일본군을 상대하는 지옥과 같은 생활을 했다. 죽기 전에 일본의 사과를 받아내야겠다는 생각으로 미국 땅까지 오게 됐다. 우리는 지금 돈을 원하는게 아니며 그들이 저지른 인권 유린과 전쟁 범죄 행위에 대해 치러야 할 대가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라는 것이다.”

지난 2007년 2월 미국 하원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청문회에 나가 위안부의 참상을 증언했던 위안부 피해자 김군자(91) 할머니가 23일 오전 8시4분께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2015년 12월 31일 나눔의 집에서 할머니를 뵈었을 때 ‘피해자는 우리’ 라고 말씀하셨던 그 모습을 기억합니다. 강인한 생존자, 용감한 증언자이셨던 김군자 할머니, 이제 모든 고통을 내려놓고 하늘에서 평안하십시오”라고 애도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숨진 것은 올들어 3번째다. 정부에 등록된 피해자 239명 가운데 생존자는 37명으로 줄었다.

김 할머니는 1926년 강원도 평창에서 태어났다. 10대에 부모를 여의고 17살 때 심부름을 나갔다가 중국 지린성 훈춘 위안소로 끌려갔다. 몇 번의 탈출 시도는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저항하다가 맞아 왼쪽 고막이 터진 김 할머니는 평생 왼쪽 귀가 들리지 않았다.

해방 뒤에야 두만강을 넘어 귀국했다. 죽을 고비 끝에 고향에 돌아와 위안소로 끌려가기 전 결혼을 약속했던 남자와 재회했지만, 집안의 반대로 남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그와의 사이에 낳았던 딸은 5개월 만에 숨졌다. 그때부터 1998년 나눔의 집으로 오기까지 혼자 살았다.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10일 오전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쉼터 나눔의집을 방문해 김군자 할머니와 인사를 나누며 손을 꼭 잡고 있다. 광주/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 10일 오전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쉼터 나눔의집을 방문해 김군자 할머니와 인사를 나누며 손을 꼭 잡고 있다. 광주/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김 할머니는 일본 정부로부터 공식 사과와 정당한 배상을 받는 것이 소원이었다고 나눔의 집은 밝혔다. 고인은 한국 정부로부터 받은 지원금과 사비 등을 모아 아름다운 재단에 1억원, 나눔의 집에 1000만원, 퇴촌 성당에 학생들 장학금으로 1억5000만원 등을 기부한 바 있다. 2003년 정부가 1965년 ‘한-일 회담’ 문건 공개를 하지 않겠다고 밝히자 항의 표시로 국적 포기 신청을 내기도 했다.

빈소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차병원 지하 1층 특실에 차려졌다. 발인은 25일, 장지는 나눔의 집 추모공원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영화배우 유지태씨 등도 이날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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