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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할인몰, 지금이 대목

등록 2007-08-08 21:50수정 2007-08-08 21:54

명품 할인몰, 지금이 대목 / 파리
명품 할인몰, 지금이 대목 / 파리
[매거진 Esc] 세계의 작은 이야기
■ 명품 할인몰, 지금이 대목 / 파리

명품. 시대 따라 단추·유리창 등에서 현대의 옷이나 노리개(액세서리) 등으로 품목이 바뀌기는 했으나 생필품이 아닌 두루 원하는 호사품이라는 개념은 바뀌지 않았다. 노리개·단추·레이스 등 특권계층의 전유물이었던 물건이 대중화되었듯 현대의 명품들도 매스티지(대중화된 명품)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를 가장 잘 반영하는 곳이 명품 할인몰이다.

명품 할인몰은 명품을 싸게 사고 싶어하는 이들의 욕구를 채워준다. 기업으로서는 상표 이미지에 약간의 손상이 있지만, 적지 않은 가격으로 철지난 상품을 정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소비자 처지에서도 유행에 덜 민감한 명품을 싼값에 구입할 수 있으니, 이것이 바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장사 아닌가.

최근 한국에도 명품 아웃렛(할인몰)이 생겼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사실 명품 할인몰은 유럽에선 새로울 것이 없는 개념이다. 파리 근교의 발뒤롭에서 그 전형을 볼 수 있다. 교통이 불편한 한국의 할인몰과는 다르게 국철(RER) A호선을 이용하면 파리시내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발뒤롭에 도착하면 페라가모·셀린·폴로·버버리 등 여러 명품 메이커들이 줄지어 서 있다. 나이키나 아디다스 등 스포츠 매장도 눈에 띈다. 물건의 정가 자체가 한국보다 약간 싼데다 거기서 최대 40%까지 깎아판다. 일반매장이 세일을 하는 여름과 겨울엔 40%할인 품목이 더 늘어난다. 지금이 한창 싸게 살 수 있는 기간이다. 여기저기 돌고 돈 하자 있는 물건도 가끔은 있지만, 대부분 질 좋은 물건이고, 수준 유지 차원에서 10~15% 정도는 신상품으로 채워진다고 한다. 무엇보다 물 한 모금 마실 시설이 없다는 한국의 신생 할인몰과는 다르게 다양한 빵집·식당, 심지어 파리에도 몇 곳 없는 스타벅스까지 갖추어져 있다.

합리적인 가격에 소비자에게 만족을 주는 명품 할인몰의 등장은 이 시대 명품을 원하는 이들에겐 반가운 일이다. 소비자들을 위해 접근성과 편의시설을 확충하고 좋은 물건을 공급하고자 애쓰는 할인점 문화가 한국에서도 빨리 도입됐으면 한다.

파리=글·사진 이은영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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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고 오래된 커피숍의 건재 / 도쿄

목좋은 도심지에 어김없이 스타벅스가 자리잡고 있는 것은 도쿄도 예외가 아니다. 다국적 커피 전문점이야말로 21세기 도시 풍경의 상징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일본의 커피 문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시내 한가운데의 스타벅스가 아니라 동네 곳곳에 자리잡은 작고 오래된 커피 전문점이다. 스타벅스의 커피가 규격화된 상품이라면, 동네 가게의 커피는 맞춤형 문화인 것이다. 일본의 작은 커피 전문점은 몇 해 전부터 불어닥친 스타벅스의 위세 속에서도 건재하고 있다.

일본 최초의 커피 전문점은 1888년 도쿄 다이토구에 문을 연 ‘커피차관’(可否茶館)이었다. 이국의 향을 제공하던 커피 전문점은 문명 개화의 물결을 타고 애호가를 거느린 문화공간이 되었다. 그렇게 곳곳에 자리잡은 커피 전문점이 추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맛과 편안한 공간이다. 커피 가격은 300~400엔 수준. 커피 맛이 소문 나 지점을 운영하는 곳도 있다. 나고야 일대의 커피 전문점은 커피 한 잔에 과자나 토스트, 심지어 우동까지 제공한다고 유명하다.

테이블 서넛이 고작인 작은 가게를 즐겨 찾는 이유를 가마치 마미(33)는 “그리운 느낌이 나는 옛날 분위기가 좋아서”라고 밝힌다. 주인의 개성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센다기에 있는 ‘부장고’(www.BOUSINGOT.com)는 과묵한 주인이 운영하는 곳이다. 이곳의 특징은 헌책방과 카페를 겸한 점. 주로 프랑스 예술 관련 서적이 구비되어 있다. 지난해 문을 연 새 가게인데도 음악과 장식으로 ‘옛날 느낌’을 연출한다.

작고 오래된 커피숍의 건재 / 도쿄
작고 오래된 커피숍의 건재 / 도쿄
영세하고 오래된 커피 전문점의 건재는 커피 소비층이 그만큼 뿌리 깊다는 것을 뜻한다. 이십대에 즐겨 찾던 곳을 백발이 되어서도 꾸준히 찾는 것이다. 노인층이 사회적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라움으로 다가오는 것은, 슬픈 일이다.

도쿄= 글·사진 김일림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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