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ESC

예술과 진실의 만남

등록 2007-11-14 22:11

〈사진 읽어주는 여자〉예술과 진실의 만남
〈사진 읽어주는 여자〉예술과 진실의 만남
[매거진 Esc] 사진 읽어주는 여자
아르놀트 퀴블러(Arnold Ku"bler)를 만나지 않았다면 휴먼다큐멘터리를 찍지 않았을까? 그랬다면 38살에 죽지도 않았을까? 알 도리가 없다. 온간 ‘이프’(if)는 아쉬움의 흔적일 뿐이다.

베르너 비숍(Werner Bischof)은 2차 세계대전 뒤 전쟁의 상처를 찍은 매그넘 소속 사진가다. 초창기 그가 찍은 사진은 빛과 어둠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아름다운 광고사진이었다. 프레임은 조형적으로 완벽했고 만 레이 사진처럼 예술적인 끼가 충만했다.

그의 피사체가 바뀐 것은 42년 스위스 잡지 ‘두’(Du)의 편집장 아르놀트 퀴블러를 만나면서부터다. 그때부터 54년 자동차 사고로 숨질 때까지 인간·전쟁·아이들의 아픔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 기록들은 진실에만 집착해서 앵글에 담을 수 있는 예술적인 구도 자체를 포기하는 것들이 아니었다. 오히려 진실은 예술적인 구도를 쓰고 더 극명하게 드러났다. 위의 사진도 마찬가지다. 흑백 사진은 온갖 호기심을 자극한다.

‘과연 어디일까? 자유의 여신상이 보인다. 뉴욕? 왜 사람들은 탈을 쓰고 춤을 추는 것일까? 탈은 너무 위압적이다. 정말 흥겨울까? 왜 남자들만 있지?’ 온갖 의문이 가슴을 헤집는다. 사진 속 장소는 놀랍게도 1952년 한국의 거제도다. 바로 그 포로수용소다. 비숍은 이외에도 50년대 부산의 고아들의 모습도 담았다.

비숍이 남긴 모든 것들은 사고 당시 네 살이던 아들 마르코와 매그넘이 관리하고 있다. 지금 아들은 쉰셋이고 사고 당시 아버지보다 열다섯 살이 많다. ‘이프’, 그가 살았다면?

박미향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ESC 많이 보는 기사

70년간 갈비 구우며 신화가 된 요리사, 명복을 빕니다 1.

70년간 갈비 구우며 신화가 된 요리사, 명복을 빕니다

만찢남 “식당 창업? 지금은 하지 마세요, 그래도 하고 싶다면…” 2.

만찢남 “식당 창업? 지금은 하지 마세요, 그래도 하고 싶다면…”

내가 만들고 색칠한 피규어로 ‘손맛’ 나는 게임을 3.

내가 만들고 색칠한 피규어로 ‘손맛’ 나는 게임을

히말라야 트레킹, 일주일 휴가로 가능…코스 딱 알려드림 [ESC] 4.

히말라야 트레킹, 일주일 휴가로 가능…코스 딱 알려드림 [ESC]

새벽 안개 헤치며 달리다간 ‘몸 상할라’ 5.

새벽 안개 헤치며 달리다간 ‘몸 상할라’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