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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과사전으로 얻은 지식+경험+수다

등록 2008-03-12 21:07

〈한권으로 읽는 브리태니커〉
〈한권으로 읽는 브리태니커〉
[매거진 Esc] 이다혜의 재밌게 읽자
〈한권으로 읽는 브리태니커〉
A.J. 제이콥스 지음, 표정훈, 김명남 옮김, 김영사 펴냄

우리집에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한국판이 있다. 이사를 다닐 때면 지긋지긋한 종이더미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좀처럼 버리지를 못하겠다. 무식할 정도로 크고 무거운 백과사전을 무릎에 턱 놓고 펼쳤을 때, 성의 있는 고증을 거친 이루 셀 수 없을 정도의 정보가 깨알 같은 글씨로 적혀 있는 광경이 펼쳐지면 한때 성대했던 아날로그 시대의 지식유산에 거의 경이로움을 느낀다. 거대한 백과사전 더미를 끼고 사는 일은 인터넷 시대에 더없이 불편하고 바보 같은 일일지 모르지만, 그 물리적 존재감이 주는 기묘한 포만감이 있다는 말이다. 약간의 허영심 역시.

<한권으로 읽는 브리태니커>의 A.J. 제이콥스는 32권, 3만3천여 쪽에 이르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2002년판을 처음부터 끝까지 완독했다. 명문 브라운 대학을 졸업한 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에 근무했던 저자가 대중문화에 대한 시시껄렁한 지식만 머리에 가득하다고 자조하게 된 일이 계기가 되었다. 그의 아내는 조심스레 말했다. “시간 낭비 같아!” 하지만 그는 이 고행과 같은 <브리태니커> 정복을 시작했다. 아, 구글을 A에서 Z까지 읽는 대신 <브리태니커>를 선택한 이유는, 지식의 신뢰도 때문이었다.


이다혜의 재밌게 읽자
이다혜의 재밌게 읽자
그렇다고 이 책이 단순히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의 요약본인 것은 아니다. 백과사전을 읽으며 알게 된 지식에, 저자의 개인적 경험과 수다를 더한 일종의 에세이집이라고 보는 편이 맞을 것이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구약 성서에 나오는 압살롬은 적어도 지금까지 브리태니커에서 내가 접한 인물들 가운데 가장 어처구니없게 죽었다. 숲에서 전투하는 도중 압살롬의 긴 머리가 참나무 가지에 걸려 적장 요압에게 잡혔고 결국 죽임을 당한 것이다. 내 생각에는, 이 얘기야말로 군인들이 짧은 머리를 해야 하는 까닭을 잘 말해준다.” 그는 있지도 않은 ‘뒤죽박죽 머리 증후군’이라는 항목을 설명한다. ‘유머’라는 항목은 다른 항목에 비해 유달리 썰렁하다. 그렇다 해도, 쓸데없는 일에 목숨걸고 노력한 이 남자의 헌신은 여전히 유쾌하고 잡다한 상식을 쌓게 도와준다.

이다혜 좌충우돌 독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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