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녹인 라면 국물. 사진 임준수
[매거진 esc] 농심과 함께 하는 라면 공모전 재밌는 라면 사진
올해 초 취업 때문에 너무 힘들어 고민하던 중 친구와 함께 답답한 가슴을 잠시 날려버리려 스쿠터 여행을 계획했다. 출발하기 전날 이것저것 짐을 챙겼지만, 뭔가 허전한 마음이 들었다. 뭔가 준비가 부족한 것 같다고 했더니, 친구는 비상식량으로 라면 한 박스를 가져가자고 했다. 인천에서 출발해 쉬엄쉬엄 이것저것 구경하며 다녔다. 딱히 목적지를 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유는 많았다. 하지만 부족한 돈 때문에 잠자리는 찜질방과 텐트로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
초봄이라 밤이 되면 기온이 많이 떨어졌다. 하지만 그 매서운 날씨에도 텐트에서 잘 수 있었던 건, 따뜻한 라면 국물 덕분이었다. 한 명은 텐트를 치고 다른 한 명은 바로 라면을 끓인다. 이미 어둠 속에서도 물 조절은 수준급이었다. 텐트가 세워지는 그 순간이 바로 라면을 먹는 순간이다.
더 이상 무얼 바라는가. 이 순간은 친구와 나 이외에 라면이라는 친구가 생기는 그 시간이다. 그렇게 약 20여일 전국을 돌아다녔다. 지금은 어엿한 직장인이 되어 장기간의 여행을 할 수는 없지만 나는 여전히 라면이라는 친구와 함께하고 있다.
임준수/인천 부평구 산곡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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