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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집을 짓고 싶나요?

등록 2008-12-31 18:20

<집을 생각한다>
<집을 생각한다>
[매거진 esc] 이다혜의 한 줄로 한 권 읽기
<집을 생각한다>
나카무라 요시후미 지음, 정영희 옮김, 다빈치 펴냄

“주택 내에 있으면 편리하지만 실제로는 필요 없는 비실용적인 공간을 하나씩 신중히 삭제해나가다 보면, 더 이상 들어낼 수 없는 마지노선에 도달하게 됩니다. 거기에 주택의 원형만 남게 되는 것이지요.”

새해 결심을 했다. ‘좋은 집’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날이 추워지면서 돈 걱정, 회사 걱정, 나라 걱정까지 하다 보니 절로 내려진 결론이다. 일본의 건축가인 나카무라 요시후미가 지은 <집을 생각한다>의 글과 사진을 보니 내가 상상하는 새해의 ‘나’라는 집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낸다. 풍경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집이 좋다. 절경에 있어야 하는 게 아니라 주변과 잘 어우러져야 한다. 광활한 들판에 자리잡고 있다면 때로 불어오는 미친 바람을 잘 이겨낼 줄 알아야 하고, 좁은 공간이 꽉 들어찼다면 되도록 갑갑함보다 안락함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미관이 아닌 기능적인 면에서 봤을 때, 구석구석 효용이 있는 원룸 같은 일상을 꾸려가면 좋겠다. 원룸이라고 작은 방만을 일컫는 것은 아니다(이 책을 보면 가슴 뻐근할 정도로 시원하고 정감 있는 원룸이 많이 등장한다). ‘나’에게 딱 맞는 생활 설계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쓸데없는 것은 던져 버릴 것, 하지만 소박한 즐거움은 유지할 여유를 간직할 것. 적당한 격식과 효과적인 장식은 검소함을 우아함으로 바꿀 힘이 된다.

중심에는 불이 있어야 한다. 온기를 잃지 않는, 혹은 타인과 온기를 나누기 쉬운 집처럼, 열린 인간이 되자. 편안함과 재미가 공존할 수 있음을 기억하자. 세월과 함께 성숙하는 집이나 가구 같은 기본기를 갖추는 건 어떨까. 필요한 대로 개축하기 쉬운 가능성이 열려 있고 대를 물려 사용해도 될 정도로 재료가 좋다면 절대 쉽게 무너지지 않을 테니까.

오래된 절간의 툇마루에 앉아 정원을 바라보는 순간에만 느낄 수 있는 평화가 있다. 그 풍경을 끼고 앉은 집, 오랜 세월 깊이를 더한 집, 자연의 빛을 고스란히 빨아들이고도 변치 않은 집에서만 느낄 수 있는 평화다.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 군더더기는 다 덜어내고.

이다혜 좌충우돌 독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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