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요한슨 작품
[매거진 esc] 펀펀사진첩
상상력이란 무엇일까? 예술에서 공상과 꿈꾸기는 얼마나 중요할까? 종종 꿈을 꾼다. 밤새 흘린 땀이 베개를 적신 적이 많다. 악몽이냐고? 그건 아니다. 내 꿈에 등장하는 이야기는 살쾡이가 느닷없이 등장해서 말하고 폭력을 행사하면서 지구를 침공한다고 소리를 지르는 꿈이다. 우주인의 모습이 살쾡이라니! 수 년 전 열광했던 외화 < X 파일 > 때문에 외계인의 모습은 뾰족한 두상에 까맣고 큰 눈을 가진 존재였다. 아마도 훗날 외계인을 만났을 때 그런 모습이 아니라면 우리 모두 난감하지 않을까? 잠재의식에 깊이 숨겨진 어떤 숨결이 손에 잡히지 않는 꿈을 통해 툭 하고 이불 위로 등장했다. 꿈은 상상의 연장이다. 상상은 인류의 수많은 진보를 이끌었다. 비행기, 우주선, 엄청난 예술작품까지! 세상을 바꾼 힘은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지우고 우주 끝까지 뿜어 오르는 상상력이다. 스웨덴의 젊은 작가 에리크 요한손(24·Erik Johansson)의 사진을 보는 순간 그의 상상력에 무릎을 딱 치게 된다. 신세계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그는 컴퓨터를 ‘지대로’ 사용해서 새로운 지구인을 만들었다. 그의 사진에서 지구인은 두 다리가 꽉 들어찬 옷을 다리고 자신의 손가락을 홍당무처럼 자르지만 죽지 않는다. 평론가들은 ‘미친 아이디어’의 소유자라고 말하고 찬사를 보냈다. 반짝인다. 그가 그린 점, 선, 면은 보물이다. 그도 밤마다 꿈을 꿨을까? 나도 그를 따라 내 ‘미친’ 꿈을 찍어보련다. 살쾡이를 먼저 잡아야겠다. 글 박미향 기자·사진 에리크 요한손 사이트(www.alltellering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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