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긴 사진 찍기의 비법
[매거진 esc] 펀펀사진첩
유난히 머리카락이 없는 남자들을 길에서 많이 본다. 대머리로 보이느니 ‘빡빡이’가 나은가 보다. 실제 더 젊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때 살짝 조심할 점, 사진처럼 얼굴의 앞과 뒤가 바뀔 수 있다는 것. 길을 걷다가 이렇게 묘한 풍경을 만나면 잽싸게 셔터를 눌러야 한다.
이렇게 눌러서 만든 사진은 마치 식탁의 음식처럼 여럿이 둘러앉아 이야기꽃을 피울 때 소재가 된다. 풍성한 대화를 만들어 내는 사진은 아무래도 ‘재미있는 사진’이다. ‘깔깔’ 웃는 동안 시간이 화살처럼 지나간다.
종종 이런 재미있는 사진을 찍는 비법을 알려달라는 이들이 있다. 비법이라, 장금이도 놀랄 만한 비법이 있을까 싶다. 하지만 몇 가지를 가슴속에 담고 있으면 훨씬 ‘펀’(fun)한 사진을 만든다. 첫째는 미술사 공부하기. 명화에는 인류의 예술이 지켜온 훌륭한 구도와 빛이 담겨 있다. 둘째는 영화를 많이 보기. 감독은 최선의 앵글로 영화를 찍는다. 그보다 더 극적인 구도는 없다. 셋째, 자신이 좋아하는 혹은 마음에 드는 작가의 작품을 자주 보는 것. 사진을 찍다보면 내 감성과 찹쌀처럼 딱 붙는 작가를 만나기 마련이다.(아직 만나지 못했다면 더 찍고 공부하시길) 보다가 심심하면 그 사진을 따라 같은 장소에 가서 찍어보는 것도 실력을 키우는 좋은 방법이다. 웃기고 유쾌한 사진을 찍으려면 왼쪽과 같은 작품을 자주 보면 좋다.
가장 중요한 점은 늘 웃으며 사는 것, 이것이 최고의 비결이다. 사진은 가슴에서 나오는 상상력이다.
글 박미향 기자 mh@hani.co.kr·사진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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