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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가는 남편에겐 계량컵을

등록 2009-12-16 21:01

앞서 가는 남편에겐 계량컵을. 필립스 제공
앞서 가는 남편에겐 계량컵을. 필립스 제공
[매거진 esc] 필립스와 함께하는 한 컵 토크 공모전




남녀평등, 가사분담이라는 말이 이젠 상식이 되고 있지만, 막상 나 자신을 돌아보면 아직도 먼 얘기인 것 같다. 임신한 아내를 돕기 위해 설거지도 하고, 빨래도 하지만 결국 돌아오는 건 잔소리뿐이다. 물 절약이 몸에 밴 아내는 “설거지할 때 물을 그렇게 틀어놓고 하면 어떡해!”라거나 “걸레 빨고 나서 마지막 헹굼물은 바닥 청소를 해도 되잖아!”라며 사사건건 토를 달았다. 그렇게 잔소리로만 들리던 것이 얼마 전 나의 무지를 깨닫고부터 생각이 바뀌었다.

입덧이 심한 아내를 위해 처음으로 요리책을 펴든 날. 미역국 2인분엔 물 세 컵, 김치찌개 2인분엔 물 두 컵을 정확히 맞춰야 했다. 특히 다시마 우린 물을 만드는 데 괜히 물을 많이 부었다가 다시마와 물을 모두 낭비하는 일을 경험하고부터 정확한 계량을 위해 노력한다.

계량이라는 것 자체를 몰랐던 내게 수치 계량은 새로운 의미로 다가왔다. ‘아! 딱 이만큼만 있으면 되는 거구나!’ 대충 계량해서 재료를 낭비한다면 한 번밖에 요리를 할 수 없지만, 정확히 계량하면 두 번, 세 번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것이다. 또 계량컵을 사용하면 남자들도 고슬고슬하게 밥을 잘 지을 수 있다. 계량컵에 담는 쌀 양과 물 양을 정확히 기억하고 밥을 하면 큰 어려움 없이 맛있는 밥을 지을 수 있다. 또 밀가루 반죽에 필수인 물은 어떤가. 괜히 물 많이 부어서 밀가루까지 낭비하지 말고, 정확히 계량해서 물을 붓는 습관을 들인다면 반죽 양도 적당하고, 물은 저절로 절약된다.

씻고, 끓이고, 삶고, 찌고 …. 물 없이는 어떤 요리도 불가능하다는 걸 생각해보면, 앞서 가는 남편에게 부엌에 한 컵 주전자와 계량컵 하나는 필수가 아닐까?^^

최우혁/경기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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