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NC) 박민우(21)의 모자 안에는 ‘할 수 있다’, ‘웃자’, ‘CALM DOWN’(캄 다운: 차분하게) 등의 글이 씌어 있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헬멧, 방망이, 글러브, 신발 등에는 저마다 사연 있는 문구나 표지가 새겨져 있다.
올 시즌 신인왕에 도전하는 엔씨(NC) 박민우(21)의 모자 안에는 ‘할 수 있다’, ‘웃자’, ‘CALM DOWN’(캄 다운: 차분하게) 등의 글이 씌어 있다. 슬럼프에 빠지지 않도록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타석이나 수비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두산 베테랑 홍성흔(37)의 헬멧 안에는 영어로 ‘WOOSAH’(우사)라고 적혀 있다. 팀 동료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 크리스 볼스테드(퇴출) 등이 시즌 초 수정액으로 써준 문구다. ‘WOOSAH’는 할리우드 영화 <나쁜 녀석들 2>의 주인공 중 한 명인 마틴 로런스가 격해진 감정을 다스릴 때 자주 쓴 단어다.
시즌 뒤 군 입대를 앞두고 극적으로 2014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발탁된 기아(KIA) 나지완(29)의 모자에는 ‘믿음으로 일하는 자유인’이라는 글귀와 함께 십자가(†) 표시가 있다. 나지완과 마찬가지로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엔씨 모창민(29)의 모자에도 십자가가 있다. 엘지(LG) 내야수 박경수(30)의 모자에는 불교를 표시하는 만(卍)자가 새겨져 있다.
에스케이(SK) 박정권(33)이 자신의 방망이에 아내(김은미)와 두 딸(예서, 예아)의 이름을 적어놓았다.
두산 홍성흔(37)의 헬멧 안에 영어로 ‘WOOSAH’(우사)라고 적혀 있다. ‘WOOSAH’는 헐리우드 영화 <나쁜 녀석들 2>의 주인공 중 한 명인 마틴 로렌스가 격해진 감정을 다스릴 때 자주 썼던 단어다.
한화의 ‘라이징 선’ 이태양(24)의 글러브와 모자에는 ‘38.1.28’, ‘43.12.20’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다.
선수들 장비에 새겨진 문구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은 가족이다. 에스케이(SK) 박정권(33)은 자신의 방망이에 아내(김은미)와 두 딸(예서, 예아)의 이름을 적어놓았다. “가족들의 이름”으로 열심히 방망이를돌린다. 삼성 포수 이흥련(25)의 미트(포수 글러브)에는 한자로 ‘부모’(父母)라는 단어가 있고, 엘지 마무리 봉중근(34)은 글러브에 아예 돌아가신 아버지의 사진을 새겼다. 2012년 간암 투병 도중 시구를 하던 모습으로 “아버지가 가장 가까이서 야구를 보실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한화의 ‘라이징 선’ 이태양(24)의 글러브와 모자에는 ‘38.1.28’, ‘43.12.20’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다. 맞벌이를 하는 부모를 대신해 자신을 뒷바라지해준 조부모의 생년월일이다. 이태양은 “할아버지, 할머니는 내 인생의 버팀목이다. 힘들 때 할아버지, 할머니를 생각하면 힘든 것이 다 사라진다”고 했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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