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첫선을 보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그런데 왼쪽 외야에 있는 조명탑 밑 광고판(사진)이 텅 비어 있다. 아직 광고가 팔리지 않은 까닭이다. 보통은 양쪽 폴대에도 광고를 넣지만 라이온즈파크에는 아직 없다.
삼성라이온즈파크만이 아니다. 수원 케이티(kt) 위즈파크 또한 외야 광고가 다 채워지지 않았다. 모그룹이 없는 넥센 히어로즈의 사정은 더욱 좋지 않다.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손승락(롯데), 유한준(kt) 등 주전들이 팀을 떠나면서 전력이 많이 약화돼 광고 유치가 더 어려워졌다. 고척스카이돔(고척돔) 내야 탁자 지정석 밑에는 원래 광고판이 부착돼 있어야 하지만 지금까지도 밑이 휑한 좌석이 많다.
잠실야구장을 사용하는 서울 구단의 한 마케팅 관계자는 “장기 경제 침체 때문인지 올해는 진짜 최악”이라며 “우리 팀 사정도 안 좋지만 히어로즈의 경우는 광고가 전년 대비 20~30%까지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히어로즈 관계자 또한 “작년까지 몇년 동안 광고가 완판이었는데 올해는 아직까지 되지 않았다”면서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했다. 히어로즈는 광고 단가를 내리는 것도 신중하게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각 구단들은 야구장 광고뿐만 아니라 유니폼이나 모자, 포수 장비 등에 붙는 광고 또한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기 경기 불황이 스포츠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것이다. 한 야구 관계자는 “스포츠 종목 중 가장 인기가 있는 야구가 이런데 다른 종목은 오죽하겠느냐”고 말했다.
대구/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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