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조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태릉선수촌 훈련장에서 공중회전 연습을 하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베이징올림픽 훈련현장을 가다 ④ 체조
평행봉 양태영 등 살갗 벗겨져라 연습
“단체전 메달이 목표” 선수들 한목소리 태릉선수촌 체조 훈련장에 ‘헉, 헉’ 가쁜 숨소리 대신 ‘끄응’하며 온몸의 힘을 짜내는 소리가 난다. 대표팀 기대주 유원철(23·포스코건설)은 천정에서 내려온 링을 잡고 몸을 수평으로 공중에 띄운 채 양팔을 좌우로 벌려 ‘큰 대(大)’자로 매달리는 자세를 반복한다. “으윽, 윽” 신음이 새나오는데도 체력 훈련은 계속된다. 선수들은 하나같이 단단한 체격을 가졌지만, 가까이서 보면 몸 곳곳에 상처투성이다. “살갗이 계속 봉과 맞부대끼기 때문에 수도 없이 피부가 벗겨진다”고 한다. 부상 방지를 위해 체중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는 고통도 있다. 정진수(36) 대표팀 코치는 “다른 종목은 기구를 갖고 하지만, 체조는 기구를 놓고 몸으로 운동을 하기 때문에 힘들다”고 했다.
“봉과 부대껴서 피부가 수도 없이 벗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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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쪽에선 조각같은 몸매의 또 다른 사내들이 곳곳을 ‘날아’다닌다. 도약대를 밟은 뒤 아파트 한 층 높이를 훌쩍 뛰어 올라가고, 식은 죽을 먹듯 연속 텀블링을 빙빙 돈다. 그리곤 곧바로 훈련장 천정에 설치된 7대의 고정식 카메라와 휴대용 동영상 장비로 촬영된 자신의 동작을 보고 문제점을 찾는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남자 체조대표팀은 평행봉 금메달과 단체전 동메달 이상을 노리고 있다. 시작 점수(스타트 밸루)를 높이는 게 관건이다. 체조는 연기를 펼치는 기술의 난이도에 따라 시작 점수를 받고, 예정된 기술을 못하거나 실수를 할 때마다 점수가 깎이면서 최종 점수가 매겨진다. 한국의 현재 시작 점수는 16.8점 수준, 라이벌 중국과는 0.2~0.3점 차이가 난다. 시작 점수를 중국 수준인 17점대까지 높이기 위해 7개월여 안에 더 어려운 기술을 완성해야 한다. 한국은 ‘평행봉 3인방’ 양태영-김대은-유원철 가운데 한 명이 ‘일’을 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컨트롤이 잘 되고 신체적으로도 가장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 양태영(29·포스코건설)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심판의 어처구니 없는 오심으로 개인종합 금메달을 놓친 바 있다. 대표팀 ‘맏형’ 이기도 한 그는 “부담은 없다. 내가 못해도 후배들이 잘해 줄”것이라고 했다. 김대은(23·전남도청)은 아테네올림픽 개인종합 은메달을 따고도 양태영의 ‘비운의 동메달’ 사건 때문에 빛이 바랬다. 하지만 2006년 도하아시안경기와 지난해 9월 세계선수권 평행봉에서 우승하는 등 기량이 급성장했다. 김대은은 “언제나 자신감은 있다. 훈련량을 더 늘리고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에서 영입한 알렉 야로빈스키(60) 코치는 “김대은이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테니 미리 사진을 많이 찍어두라”고 귀띔했다. 유원철도 “금메달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자신감이 넘친다. 올림픽엔 2명만 출전이 가능하지만 누가 나가도 우승을 노려볼 만하다. 대표팀은 지난달 베이징 프레올림픽 철봉부문에서 금메달을 딴 김지훈(23·서울시청)에게도 내심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베이징올림픽에서 목표를 물으니 선수들은 기대했던 “금메달”이란 답 대신 뜻밖에 “단체전 메달”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표팀은 지난해 9월 독일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김지훈이 팔꿈치 부상 속에 연기를 마치는 투혼을 펼치며 예선 8위로 올림픽 출전 티켓을 확보했다. 김대은과 유원철은 “개인 종목도 중요하지만 단체 경기에서 보탬이 되고 싶다”했고, 양태영도 “선수로 있을 때 꼭 단체전 메달을 따보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개인 종목 평행봉에선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뜻이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단체전 메달이 목표” 선수들 한목소리 태릉선수촌 체조 훈련장에 ‘헉, 헉’ 가쁜 숨소리 대신 ‘끄응’하며 온몸의 힘을 짜내는 소리가 난다. 대표팀 기대주 유원철(23·포스코건설)은 천정에서 내려온 링을 잡고 몸을 수평으로 공중에 띄운 채 양팔을 좌우로 벌려 ‘큰 대(大)’자로 매달리는 자세를 반복한다. “으윽, 윽” 신음이 새나오는데도 체력 훈련은 계속된다. 선수들은 하나같이 단단한 체격을 가졌지만, 가까이서 보면 몸 곳곳에 상처투성이다. “살갗이 계속 봉과 맞부대끼기 때문에 수도 없이 피부가 벗겨진다”고 한다. 부상 방지를 위해 체중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는 고통도 있다. 정진수(36) 대표팀 코치는 “다른 종목은 기구를 갖고 하지만, 체조는 기구를 놓고 몸으로 운동을 하기 때문에 힘들다”고 했다.

체조대표팀 역대올림픽 주요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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