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변길에도 도심공원에도 동네 뒷동산에도 모두가 걷겠다고 아침 일찍, 또는 일과를 마친 저녁 무렵 너도나도 집을 나선다. 그야말로 ‘걸어야 산다’고 외치면서 비장한 표정으로 이를 악물고 손을 크게 흔들면... 2010-06-15 17:50
늘 이맘 때(음력 4월 15일) 쯤이면 선불교(禪佛敎) 절집안은 90일의 여름안거(安居)가 시작된다. 이를 결제(結制)라고 부른다. 석 달 동안 산문 밖의 출입을 삼가하고 오로지 수행에만 전념토록 만든 특별기간... 2010-06-03 17:43
강원(승가대학)을 졸업한 지 어느새 이십여 년이 흘렀다. 해마다 한두 번 모임을 통해 동기들의 안부를 확인하고 회포를 나누곤 했다. 4년 동안 한방에서 자고 먹으면서 함께 공부한 까닭에 피차의 살림살이와 ... 2010-05-18 14:17
사내(寺內)통신망에는 평택 천암함 빈소의 조계종단 문상소식과 송광사 법정스님의 사십구재 과정을 머리기사로 나란히 띄워 놓았다. 더불어 며칠 동안 초겨울에 어울릴 것 같은 사나운 봄비가 연신 내렸다. 모... 2010-05-03 13:57
해인사 다녀오는 길에 교통체증으로 덜 막히는 방향을 찾다보니 성북동 길을 통해 조계사로 오게 되었다. 운전 중임에도 불구하고 길상사 앞을 지날 때는 저절로 고개가 그쪽으로 돌아갔다. 평일인데도 주차장은... 2010-04-16 15:29
벚꽃 지는 밤/꽃을 밟고/옛날을 다시 걸어/ 꽃길로 /꽃을 밟고/나는 돌아가네 시처럼 흩날리는 벚꽃 속에서 죽어갔다는 전설 한하운(韓何雲1919~1975) 시인의 ‘답화귀(踏花歸;꽃을 밟으며 돌아가다)’의... 2010-04-05 17:20
이즈음 전자메일함을 열 때마다 영어로 된 편지가 곧잘 들어와 있다. 재주를 돌아보지 않고 의욕만 앞세운 채 전통사상서 한글번역 및 영역작업에 끼어든 탓이다. 한문으로 된 한국 역대 고승들의 명저를 엄선... 2010-03-29 11:12
[벗님글방/원철스님]남선사 모래·바위·이끼만으로 정원 꾸며절제미로 옛 선사들의 삶 한눈에 그려져 명월(明月)은 암자를 비추고암자(庵子)는 명월을 담았네. 일본 고베 선창사(禪昌寺)에 머물던 경안(慶安 케... 2010-03-11 00:52
2011년 대장경 쳔년의 해종적 묘연했던 대장경, 1/3 오롯이 보존돼 있어독서인구 늘리려한 노력의 결정체 여전히 유효 일요일 오후 느긋한 걸음으로 삼청동을 걸었다. 북촌이라고 불리는 아기자기한 골목과 ... 2010-02-23 15:00
[벗님글방/원철스님]인간세상서 볼 수 있는 천상세계, 보현보살 머무는 곳 만리천위은색계(萬里天圍銀色界) 찰라지설화만발(刹那枝雪花滿發) 만리 먼하늘은 은빛으로 에워쌓여 눈 깜짝할 새 가지마다 ... 2010-02-05 19:35
[벗님글방/원철스님] 자서전의 명암빛바랜 기억이 못난 삶 포장하는 것은 아닌지시간의 그림자 돌아보며 과거 되돌아보는것도 몇년 전에 난생 처음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을 때 그 당황스러움은 아직까지 기억에... 2010-01-24 20:30
[벗님글방/원철스님] 성 안과 성 밖은 엄연히 달랐다. 한양의 ‘사대문 안’은 단순한 경계선의 의미를 넘어선 또다른 상징성을 내포한 까닭이다. 한양도성이 처음 만들어질 때 성 안과 밖을 차별하는 대표적인 사... 2010-01-13 00:07
[벗님 글방/원철스님]사람냄새 가득했던 훈훈한 공간에 ‘인공 향기’야사·뒷뜰·후문, 앞-뒤 조화로운 공존에 필수 아시다시피 피맛길이란 이름은 종로대로의 고관들이 탄 말(馬)의 행렬을 피해서(避) 다니던 길에... 2009-12-22 00:49
[벗님글방/원철스님]수행공간 ‘굴’과 휴식공간 ‘집’ 조합한 청허방장 ‘토굴’이란 말 자체에서 주는 어감은 때론 팽팽한 긴장감으로 다가오고 때론 느긋함이 함께하는 이중성을 가진다. 그것으로 인하여 대중생... 2009-12-10 19:16
[벗님글방/원철스님]‘무소유’ 하며 정진한 사문과 욕심 안 낸 상량문 무소유가 기본인 사문(沙門)은 본래 ‘집없는 사람’이란 뜻이다. 노천 내지는 나무 아래 동굴 속에서 정진한 까닭이다. 그러나 이후 부득이한... 2009-11-27 1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