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도연씨가 28일(한국시각)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60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뒤 식장 밖 세계 각국의 기자들 앞에서 밝은 표정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칸/오계옥 기자 klara@hani.co.kr
강수연 이후 20년만에 3대 영화제서 수상…동양계 여배우로는 두 번째
전도연 “이창동 감독님이 있어 가능…송강호씨가 ‘신애’라는 인물 완전하게 만들었다”
전도연 “이창동 감독님이 있어 가능…송강호씨가 ‘신애’라는 인물 완전하게 만들었다”
영화배우 전도연(34)이 27일 오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60회 칸 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Secret Sunshine)'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한국 여배우가 세계 3대 영화제(칸ㆍ베를린ㆍ베니스)에서 여우주연상을 탄 것은 1987년 '씨받이'로 강수연이 베니스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이후 20년 만이다.
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동양계 여배우로는 홍콩 장만위(2004년) 이후 두 번째이고, 동양계 배우로 칸에서 남녀 주연상을 받은 배우는 모두 다섯 명이다.
전도연 이전 중국 배우 거유(葛優)가 1994년 장이머우 감독의 영화 '인생(Lifetimes)'으로 남우주연상을 탔으며 이후 홍콩의 량차오웨이(화양연화. 2000년)와 장만위(클린), 일본의 야기라 유아(아무도 모른다. 2004년) 등이 칸에서 주연상 수상의 영예를 누렸다.
이로써 전도연은 한국을 대표하는 여배우에서 세계적인 여배우로 부상했다.
황금색 드레스를 입고 시상대에 오른 전도연은 "믿기지 않는다"고 말문을 연 뒤 "작품에서 열연한 여배우들이 많이 있다고 들었는데 제가 그 여배우들을 대신해 이 자리에 설 자격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그 자격과 영광을 주신 칸과 심사위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전도연은 "저 혼자서는 (여우주연상 수상은) 불가능한 일이었고 이창동 감독님이 가능하게 했으며, (종찬을 연기한) 송강호 씨가 신애(전도연)라는 인물을 완전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전도연은 "'밀양'을 환영해 주신 칸과 여러분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며 "감사드린다"는 말로 수상 소감을 마무리했다.
이날 여우주연상 시상은 프랑스의 미남배우 알랭 들롱이 맡았다. 전도연에게 여우주연상의 영예를 안겨준 영화 '밀양'은 이창동 감독의 영화계 복귀작. 영화는 아들을 죽인 살인자를 두고 용서라는 화두 앞에 괴로워하는 피아노 강사 신애(전도연)와 그녀를 사랑하는 카센터 사장 종찬(송강호)의 이야기다. 소설가 이청준의 단편 '벌레 이야기'가 원작이지만 기본 얼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새롭게 쓰였다. 전도연은 영화가 공개된 이후 현지 언론으로부터 연기에 대한 찬사를 받으며 줄곧 강력한 여우주연상 후보로 거론돼 왔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칸의 여인’ 전도연은 누구인가
한석규 최민식 설경구 이병헌…
당대 최고의 남자배우와 파트너에도 밀리지 않는 탄탄한 연기력 한국 최고의 연기력을 갖춘 여배우라는 평을 듣고 있는 전도연(33)이 제60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도 그 연기력을 인정받게 됐다. 칸 현지에서 '밀양' 시사회가 열린 이후부터 세계 언론과 영화인들로부터 어떠한 논란도 없이 '여우주연상감'이라는 평을 이끌어냈던 전도연이 마침내 '칸의 여인'으로 선택되며 최고의 순간을 맞았다. 1990년 한 화장품 회사의 모델로 선정되며 연예계에 데뷔했던 전도연은 주로 TV 드라마에서 활동하면서 '귀여운 막내 여동생'의 이미지를 가졌다. '우리들의 천국' '종합병원' '별은 내 가슴에' '젊은이의 양지' 등이 그의 초기 드라마 대표작으로 꼽힌다. 그의 연기 인생에 전환점이 된 작품은 한석규와 공연했던 장윤현 감독의 1997년작 '접속'. 컴퓨터가 젊은이들의 새로운 문화 도구이자 소통방식으로 자리한 점을 소재로 삼아 그 전까지와는 전혀 다른 멜로의 감성을 실은 작품이었다. 드라마에서는 미처 보지 못했던 그의 배우로서의 가능성이 단 한순간에 뿜어져나오기 시작했다. 전도연은 이 작품으로 백상예술대상, 청룡영화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등 여러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휩쓸었다.
그럼에도 큰 스크린을 채우기에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며 미심쩍은 반응을 보였던 이들에게 전도연은 박신양과 주연을 맡았던 멜로 영화 '약속'(1998년)을 흥행에 잇달아 성공시켜 보이며 더 이상 의심을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이어 이병헌과 공연한 '내 마음의 풍금'(1999년)에서 전도연은 전작들과 달리 순박한 시골처녀를 연기하며 연기의 폭이 넓다는 것을 증명했다.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비치는 그의 행보는 멈춰지지 않았다.
곧바로 선보인 '해피엔드'(1999년),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2000년), '피도 눈물도 없이'(2002년)에서 그는 여느 여배우와는 달리 파격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며 연기의 폭과 깊이를 짐작할 수 없는 배우로 누구나 인정하게 만들었다.
더욱이 한석규, 최민식, 설경구, 이병헌, 정재영 등 당대 최고의 남자배우와 파트너를 이뤘음에도 전혀 밀리지 않는 연기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높였다.
배역을 가리지 않고 좋은 작품에 출연하는 그의 가치관은 배용준, 이미숙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배역을 맡았던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2003년)에서 더욱 선명히 드러났다. 자칫 두 주연에 가릴 수 있는 배역이었으나 전도연이 연기함으로써 숙부인 역은 두 배역과 똑같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다는 평을 받았다.
1인2역을 연기했던 '인어공주'(2004년)에 이어 선보인 박진표 감독의 '너는 내 운명'(2005년)은 전도연의 가치를 새삼 드러낸 영화. 에이즈에 걸린 다방 레지가 그처럼 순수한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관객은 전도연의 자그마한 체구에서 뿜어져나오는 폭발적인 연기력을 통해 받아들였다.
'너는 내 운명'에서 전도연을 봤던 수많은 영화인들은 "더 이상 전도연이 보여줄 수 있는 게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만큼 지금까지 전도연의 필모그래피에는 다채로운 색깔,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만한 연기의 폭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도연은 '밀양'을 통해 영화인들의 불안(?)을 보기 좋게 날려버렸다. 박진표 감독이 "내가 전도연을 빼먹을 만큼 빼먹었다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고 말할 만큼 곧바로 선택한 '밀양'에서 그는 엄청난 고통에 맞닥뜨린 한 여자의 불안정한 삶을 완벽하게 연기해냈다.
'밀양'은 전도연이 영화배우로 접어든지 만 10년, 10번째로 선보이는 작품.
'밀양'으로 그는 배우로서, 또한 여자로서 아주 중요한 것을 이뤄냈다. '밀양' 촬영 도중 남편 강시규 씨를 만나 3월11일 백년가약을 맺은 것.
'밀양'은 배우이자 새색시 전도연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작품으로 남게 됐다.
이날 여우주연상 시상은 프랑스의 미남배우 알랭 들롱이 맡았다. 전도연에게 여우주연상의 영예를 안겨준 영화 '밀양'은 이창동 감독의 영화계 복귀작. 영화는 아들을 죽인 살인자를 두고 용서라는 화두 앞에 괴로워하는 피아노 강사 신애(전도연)와 그녀를 사랑하는 카센터 사장 종찬(송강호)의 이야기다. 소설가 이청준의 단편 '벌레 이야기'가 원작이지만 기본 얼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새롭게 쓰였다. 전도연은 영화가 공개된 이후 현지 언론으로부터 연기에 대한 찬사를 받으며 줄곧 강력한 여우주연상 후보로 거론돼 왔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밀양’ 주연 전도연 / 한겨레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한석규 최민식 설경구 이병헌…
당대 최고의 남자배우와 파트너에도 밀리지 않는 탄탄한 연기력 한국 최고의 연기력을 갖춘 여배우라는 평을 듣고 있는 전도연(33)이 제60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도 그 연기력을 인정받게 됐다. 칸 현지에서 '밀양' 시사회가 열린 이후부터 세계 언론과 영화인들로부터 어떠한 논란도 없이 '여우주연상감'이라는 평을 이끌어냈던 전도연이 마침내 '칸의 여인'으로 선택되며 최고의 순간을 맞았다. 1990년 한 화장품 회사의 모델로 선정되며 연예계에 데뷔했던 전도연은 주로 TV 드라마에서 활동하면서 '귀여운 막내 여동생'의 이미지를 가졌다. '우리들의 천국' '종합병원' '별은 내 가슴에' '젊은이의 양지' 등이 그의 초기 드라마 대표작으로 꼽힌다. 그의 연기 인생에 전환점이 된 작품은 한석규와 공연했던 장윤현 감독의 1997년작 '접속'. 컴퓨터가 젊은이들의 새로운 문화 도구이자 소통방식으로 자리한 점을 소재로 삼아 그 전까지와는 전혀 다른 멜로의 감성을 실은 작품이었다. 드라마에서는 미처 보지 못했던 그의 배우로서의 가능성이 단 한순간에 뿜어져나오기 시작했다. 전도연은 이 작품으로 백상예술대상, 청룡영화상,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등 여러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휩쓸었다.
영화 ‘너는 내 운명‘의 전도연 / 씨네21
2003년 ‘스캔들 - 조선남녀상열지사’의 전도연 /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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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60회 칸 국제영화제에 참석한 배우 송강호, 전도연과 영화감독 이창동씨가(왼쪽부터) 시상식장으로 걸어들어가고 있다. (AP/연합)

27일 오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60회 칸 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Secret Sunshine)’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전도연이 기뻐하고 있다. (AP/연합)

27일 오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60회 칸 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Secret Sunshine)’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전도연이 기뻐하고 있다 (AP/연합)
제60회 칸 국제영화제 장편 경쟁부문에 오른 이창동 감독의 이 24일 현지에서 시사회를 열었다. 영화전문지 이 평점 4점 만점을 주는 등 외국 언론들은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오른쪽부터 이창동 감독, 주연을 맡은 배우 전도연과 송강호씨. 칸/AFP 연합
제60회 칸 국제영화제 장편 경쟁부문에 오른 이창동 감독의 이 24일 현지에서 시사회를 열었다. 영화전문지 이 평점 4점 만점을 주는 등 외국 언론들은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오른쪽부터 이창동 감독, 주연을 맡은 배우 전도연과 송강호씨. 칸/AF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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