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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쇼핑·소비자

난 삼청동으로 옷사러 간다

등록 2007-07-20 07:57수정 2007-07-20 08:28

최근 패션 상권으로 각광받고 있는 삼청동 거리 풍경. 신소영 기자 <A href="mailto:viator@hani.co.kr">viator@hani.co.kr</A>
최근 패션 상권으로 각광받고 있는 삼청동 거리 풍경.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옷 갈아입은 ‘삼청동’ 패션상권으로 급부상
슬슬 걷다가 차 한잔, 갤러리 보다가 쇼핑재미 ‘솔솔’
주말 3만여명 북적…수제품 의류·구두가 단연 인기

주말 오후 서울 삼청동에는 구두를 신어보고 있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국제갤러리부터 삼청공원까지 이어지는 삼청동길과, 삼청파출소를 끼고 오른쪽으로 돌아 정독도서관으로 향하는 화개길에는 갤러리와 카페, 소규모의 의류·액세서리·구두 가게들이 들어서 있다. 이 곳에서 만난 직장인 조아무개(29)씨는 “잡지에서 본 수제화가 예뻐 친구와 함께 쇼핑도 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왔다”고 말했다.

옛 것을 간직한 조용한 동네로 인식되던 삼청동이 서울 강북의 새로운 패션 상권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 산하 서울패션센터의 자료를 보면, 패션 매장이 몰린 삼청동길과 화개길 주변의 유동 인구는 평일 1만여명, 주말 3만여명에 이른다.

화개길에 위치한 한 구두 매장 앞에 이정표가 놓여있다.
화개길에 위치한 한 구두 매장 앞에 이정표가 놓여있다.
■ 삼청동에 옷 사러 간다=삼청동의 패션 관련 매장은 어림잡아 40여곳 된다. 매장 수는 많지 않지만 디자이너의 개성이 뚜렷하거나 특이한 제품이 많아 마니아층이 두텁다. 이 곳에서 영업을 시작해 유명해진 브랜드도 있다. 1999년 모자 디자이너 천순임씨가 화개길에 연 ‘루이엘’은 현재 11개 매장을 거느린 유명 모자 브랜드로 거듭났다. 2003년 삼청동에 1호 매장을 연 수제화 브랜드 ‘더 슈’도 영업 기반을 넓히고 있다.

삼청동 토박이들은 조용하던 이 동네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였다고 말한다. 걷기 좋은 길, 까페나 갤러리 같은 문화 인프라, 독특한 패션 매장들이 인터넷을 통해 많이 알려진 덕분이다.

삼청동 패션거리의 주 고객은 20~30대 직장 여성들부터 40대 이상 중년 여성들이다. 삼청동에서 옷을 자주 산다는 서윤경(35)씨는 “디자인별로 옷을 소량으로 만들어 마음에 든다”며 “여름 원피스는 20만원대로 디자인을 고려하면 합리적인 가격이다”라고 말했다.

삼청동에서 쇼핑은 단순히 물건을 사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옛 것을 간직한 고즈넉한 분위기와 예술적 감수성을 함께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한 의류 매장 관계자는 “삼청동을 찾는 고객들은 여유있게 즐기러 온다. 그래서 백화점보다 2시간 늦게 문을 열고 그만큼 늦게 문을 닫는다”라고 말했다. 한달 반 전 화개길에 들어선 수제화 매장 ‘슈랑’의 지하에는, 구두나 핸드백 구경 뿐 아니라 쇼파에 앉아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구두 갤러리도 마련돼 있다.


■ 변신한 삼청동의 고민=삼청동 패션 거리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매장 주인들의 걱정도 커진다. 무엇보다 상권이 부각되면서 따라 오른 임대료가 문제다. 그러다보니 매장 유지 비용을 감당하려고 고유의 핸드 메이드 제품보다 저렴한 대량 생산 제품을 팔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는 이들도 있다.

삼청동 패션거리
삼청동 패션거리
‘더 슈’ 삼청동점 매니저는 “임대료가 5년 전과 비교하면 약 3배 올랐다. 개량 한복 가게 중 부암동으로 옮겨 간 경우를 알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2년 전 삼청동엔 직접 옷을 만드는 이들이 다수였고 유럽의 뒷골목 같은 분위기가 있었지만 현재는 예전과 다르다”고 평가했다.

삼청동 특유의 핸드 메이드 제품 판매가 줄어든 대신 기성품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씨제이몰의 상품 기획자(MD) 서현아씨는 “지난해부터 잡화나 신발 등 디자이너 브랜드나 동대문 쪽 상품도 삼청동으로 옮겨오는 추세다. 강남보다는 임대료가 저렴하고, 패션 트렌드도 에스닉풍(토속적인 풍)이라 삼청동 쪽 분위기와 맞아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패션센터가 지난 4월 삼청동 의류 매장 15곳을 방문해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다수가 상권의 활성화로 삼청동 고유의 색깔이 사라져간다고 우려했다. 서울패션센터의 박연주 과장은 “삼청동이 신진 디자이너들의 공간으로 남길 바라지만, 사유지다 보니 어떻게 관여하기가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권세욱 인턴기자(성균관대 신문방송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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