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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창고형 매장’ 고집 한국인 마음 못얻어

등록 2006-05-22 19:04수정 2006-05-23 02:24

22일 오후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구학서 신세계 사장(오른쪽에서 3번째)이 월마트코리아 인수 계약을 마친 뒤 조 하트필드 월마트아시아 대표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계약식에는 이들 외에 산티아고 로체스 월마트코리아 대표, 브랫 빅스 월마트스토어 전략 담당 수석 부사장, 정용진 신세계 부사장(왼쪽부터) 등이 참석했다. 이정용 기자 <A href="mailto:lee312@hani.co.kr">lee312@hani.co.kr</A>
22일 오후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구학서 신세계 사장(오른쪽에서 3번째)이 월마트코리아 인수 계약을 마친 뒤 조 하트필드 월마트아시아 대표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계약식에는 이들 외에 산티아고 로체스 월마트코리아 대표, 브랫 빅스 월마트스토어 전략 담당 수석 부사장, 정용진 신세계 부사장(왼쪽부터) 등이 참석했다.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까르푸 이어 월마트도 국내 적응 실패
이마트 국내1위 굳혀…롯데마트 겹시름

세계 유통공룡 잇단 철수 왜?

“향후 5년 안에 2~3위로의 성장이 어려워 철수를 결정했다.”(브랫 빅스 월마트 본사 전략 부사장)

까르푸에 이어 월마트까지, 세계적 유통공룡들의 한국 철수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 진출 10년이 가깝도록 국내 시장을 뚫기 위해 노력했지만 월마트는 결국 시장에 뿌리를 내리는 데 실패했다. 이제 남은 외국계 업체는 국내 2위인 홈플러스와 회원제 할인점인 코스트코 등 2곳으로 줄게 됐다.

‘창고형 매장’ 실험 실패?=월마트코리아는 지난해 말 현재 전세계적으로 6141개의 점포에서 323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세전이익만 17조8천억원을 올리는 세계 1위 유통업체다. 매출면에서도 100조원대인 세계 2위 까르푸를 3배 이상 넘어서는 명실상부한 ‘세계적 유통 공룡’이다. 지난 1998년 한국마크로를 인수하면서 국내에 진출한 월마트는 그동안 강남점과 평촌, 일산, 인천 등 12개 지역에 16개 매장을 열었다.

그런 월마트가 왜 철수했을까? 브랫 빅스 월마트 본사 전략 부사장은 “그동안 한국 정부를 비롯한 관계자들과의 협력은 긍정적 경험이었다”며 “다만 월마트가 지향하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유통업계에서 시장 선점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간접적으로 설명해주는 대목이다.

업계에서는 월마트나 까르푸 등 글로벌 유통업체들이 고집하는 ‘창고형 매장’ 등 글로벌 운영방식이 국내 소비자의 마음을 얻지 못한 것을 결정적인 원인으로 풀이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월마트나 까르푸는 매장 구성에 있어 창고처럼 물건을 천장까지 쌓아놓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며 “이에 견줘 한국형 할인점은 선반 형태의 매장 구성과 고급스런 내부 장식 등 소비자의 눈높이와 욕구에 철저히 맞추는 방식을 쓰고 있다”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또 까르푸나 월마트 모두 외국인 경영진을 고수한 점도 변화하는 국내 소비자의 욕구를 수용하는 데 걸림돌이 됐다는 지적이다. 그렇다고 외국계 할인점이 모두 겉도는 것은 아니다. 홈플러스는 처음부터 사장 등 경영진을 한국인으로 임명하고 있으며, 덕분에 점포당 연간 매출이 1095억원으로 이마트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양재점 등 5개 매장을 가진 코스트코도 회원제 영업을 통해 점포당 매출 1천억원대를 유지하는 등 나름대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월마트쪽은 매장을 철수하지만 향후 글로벌 아웃소싱 기지로서 한국과의 관계는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하트필드 월마트 아시아 대표는 “한국 시장은 구매 관점에서 중요한 시장”이라며 “30여년 동안 구축해온 주요 기업들과 비즈니스를 이어가 고품질의 제품을 전세계 매장에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마트, 중국 진출 탄력=외국계 유통 공룡의 잇따른 철수에 이어 월마트까지 거머쥐게 된 신세계 이마트는 국내 1위업체로서의 위상을 더욱 굳건히 하게 됐다. 월마트 인수로 매장 수만 95개로 늘어나 2위권인 롯데마트(45개)와 홈플러스(42개)를 크게 따돌리게 됐다. 2010년까지 국내 매장을 130개로 늘리려는 계획은 이번 인수로 146개로 늘어나, 국내 1위 수성에 더이상 신경쓰지 않게 됐다. 상대적으로 까르푸 인수에 실패한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의 1위 도약은 더욱 힘들게 됐다.

신세계는 월마트 인수로 국내 시장 경쟁에서 한숨 돌리게 됐고, 이에 따른 여력을 중국 시장 진출에 쏟기로 했다. 구학서 신세계 사장은 “이번 인수로 국내 매장 확대를 위한 추가 부지 확보 부담이 줄었다”며 “중국 투자는 그만큼 쉬워졌다”고 말했다. 현재 이마트의 중국 점포는 최근 상하이 푸둥에 자리를 튼 산린점 등 모두 7개다. 다만 월마트의 점포당 매출이 455억원으로 까르푸의 644억원보다도 훨씬 뒤쳐진다는 점에서 이마트는 점포 운영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하는 쉽지 않은 과제를 떠안게 됐다.

조성곤 기자 c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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