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모형을 쓴 환경운동연합 회원이 6월22일 오전 서울 금천구 시흥본동의 한 주유소에서 유채와 콩 등에서 추출한 식물연료를 20% 혼합해 만든 ‘바이오디젤’(BD20)을 캠페인용 차량에 넣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7월 1일부터 바이오디젤(BD20)의 일반주유소 판매를 금지하는 대신 식물연료를 5% 미만으로 혼합한 경유 판매만 허용할 예정이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미네소타 대학 연구진 보고서 “기대가 과장된 것”
미래의 에너지원으로 많은 기대를 낳고 있는 에탄올은 생각만큼 환경친화적이지 않으며 미국에서 생산되는 옥수수를 모두 에탄올로 전환한다 해도 미국내 자동차 연료 소모량의 12% 밖에는 충당하지 못한다는 연구가 10일 발표됐다.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린 미네소타 대학 연구진의 이 연구 보고서는 미국의 자동차 연료를 휘발유에서 에탄올로 전환함으로써 외국산 석유에 대한 의존도를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과장된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연구진은 옥수수로 만드는 에탄올보다는 콩에서 나오는 바이오디젤이 대체연료로서는 더 질이 좋지만 "어느 것도 식량공급에 차질을 빚지 않고 석유를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들은 이런 식용작물보다는 스위치그래스나 프레리그래스, 목질성 식물 등 비식용작물의 섬유질에서 나오는 에탄올을 사용한다면 에너지 생산량도 크게 늘어나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에탄올과 같은 바이오연료는 "장기적이고 실용적인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지적하고 비식용작물을 사용한 에탄올 사용 확산도 농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연구에 따르면 3억에이커(약 120만㎢) 분의 스위치그래스에서 나오는 에탄올로도 미국인이 현재 사용하는 휘발유와 디젤 연료를 충당할 수는 없으며 자동차 연료 소비량은 오는 2025년까지 2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더구나 이처럼 광대한 면적의 땅에 연료용 작물을 심는다면 땅으로 돌아가는 것이 없어 토질이 황폐화될 뿐 아니라 옥수수, 콩 등 식용작물을 연료로 사용하게 되면 다른 작물들도 연료전환 경쟁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연구진은 경고했다. 이들은 옥수수 재배와 에탄올 전환 및 운반에 사용되는 화석연료의 양에 비해 옥수수 에탄올은 기껏해야 25% 정도의 에너지를 추가로 생산하는데 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옥수수 재배농 협회 측은 "옥수수가 모자라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면서 에탄올 때문에 식량 공급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연구진의 주장은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재생에너지업계도 "새로울 것이 없는 주장"이라면서 이 연구는 어쨌든 에탄올 생산에 소모되는 에너지보다는 생산되는 에너지가 더 많다는 것을 확인해 준 것이라고 논평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생산된 옥수수 가운데 에탄올 생산용으로 사용된 것은 14%로 4년 전의 11%에서 크게 늘어났으며 올해는 19%로 늘어날 전망이다. 옥수수 재배농 협회는 오는 2015년까지 총생산량의 3분의1에 달하는 55억부셸의 옥수수가 에탄올로 전환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에너지부는 오는 2030년까지 자동차 연료의 30%를 옥수수나 목질 식물에서 나오는 에탄올로 전환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youngnim@yna.co.kr (워싱턴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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