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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외환’ 주가조작 이어 세금탈루 의혹 번져

등록 2006-11-02 20:06수정 2006-11-03 04:45

물고 물리는 ‘외환’의 바다
물고 물리는 ‘외환’의 바다
국민은행과 매각 협상을 진행중인 외환은행이 다시 술렁이고 있다. 대주주인 론스타 쪽 인사들과 외환은행 전 경영진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국세청은 외환은행에 2천억원 이상의 법인세를 물리기로 했다. 국민은행과 론스타 간의 외환은행 매각 협상에 새로운 변수가 생긴 것이다.

조여드는 세 개의 칼날=검찰은 2일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에 대해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과 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엘리스 쇼트 론스타 부회장과 유회원 전 론스타어드바이저코리아 대표 등에 대해서도 외환카드 주가 조작 혐의로 각각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3일 법원에 의해 모두 영장이 기각됐다.

이 전 행장은 외환은행 매각을 불가피한 것으로 보이게 하려고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6.16%로 낮춰 외환은행과 주주들에게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외환은행은 자기자본비율이 8% 아래로 내려가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됐고, 애초 자격이 되지 않았던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수 있었다.

지난 2월부터 외환은행에 대한 세무조사에 나섰던 국세청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국세청은 지난달 말 외환은행에 2천억원 이상의 과세 예정 통지서를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과 외환은행은 공식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는 “떠도는 얘기가 맞지 않겠느냐”며, 사실상 시인했다.

국세청이 어떤 명목으로 세금 추징을 결정했는지 정확히 확인되지는 않고 있지만, 금융권에서는 외환은행과 외환카드의 합병 과정에서 합병에 따른 과세 소득을 줄이는 방법으로 면제받은 법인세에 대해 세금을 추징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외환은행 쪽은 이미 지난 7월 “전문 회계법인을 통해 관련 법규에 따라 세금을 정상적으로 처리했다”고 밝힌 바 있어, 과세에 불복하는 이의신청을 낼 가능성이 높다.

매각 작업 차질 빚어지나?=핵심 인물들에 대한 수사와 국세청의 세금 추징은 론스타와 국민은행 간의 외환은행 매각 협상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안이다.

우선 과세가 최종 확정돼 외환은행이 2천억원 이상의 추가 부담을 떠안게 되면, 외환은행의 값어치는 그만큼 떨어지게 된다. 이에 따라 매각 조건을 둘러싸고 그동안 론스타와 국민은행이 벌여온 신경전도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공산이 크다. 국민은행으로선 예정에 없던 ‘우발 채무’가 등장한 셈이어서, 인수 가격을 깎을 수 있는 명분이 생겼다. 국민은행은 외환은행에 대한 세무조사 문제가 론스타와의 본계약에 이미 반영됐는지에 대해선 확인해 주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인수·합병 계약을 맺는 경우 우발 채무에 대한 조항을 포함시키는 게 관례다. 하지만 론스타와 국민은행이 외환은행 매각 본계약을 맺은 5월에는 국세청의 과세 방침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본계약에 반영됐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다만 검찰 수사와 국세청의 과세가 외환은행 매각 작업의 기본 뼈대까지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도 적지 않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외환카드 사건은 매각 협상과는 무관한 것이어서, 매각 협상 자체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법원에서 유죄가 입증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법원은 주가 조작에 대해 직접적이고 결정적인 증거가 없는 한 대부분 무죄를 선고해 왔다. 외환은행은 2003년 11월14일 ‘외환카드 향후 처리 방향’이라는 문건을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는데, 여기에 “대주주의 지분을 완전감자하고 소액주주에 대해 20 대 1의 감자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론스타와 당시 외환은행 경영진이 공모한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면 유죄가 입증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또 법원이 최종적으로 론스타의 유죄를 인정하더라도 바로 매각이 틀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견해도 많다. 가장 강한 제재 수단이라고 해야 대주주 자격 박탈인데, 이미 외환은행을 매각하겠다고 나선 론스타에 지분 강제 매각 명령은 사실상 의미가 없는 제재라는 얘기다. 최우성 안창현 기자 morgen@hani.co.kr

론스타 사건일지
론스타 사건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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