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적자 31억2천만달러 집계
외국인 배당액 줄었지만
상품 수지 8년만에 최악
버팀목 수출 급감 쇼크
5월 무역수지 흑자 돌아서
경상수지도 흑자 전환 기대
‘불황형 흑자’ 우려도 나와
외국인 배당액 줄었지만
상품 수지 8년만에 최악
버팀목 수출 급감 쇼크
5월 무역수지 흑자 돌아서
경상수지도 흑자 전환 기대
‘불황형 흑자’ 우려도 나와
코로나19 사태로 수출이 급감하면서 4월 경상수지가 111개월만에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5월 이후 경상수지는 흑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지만, 향후 세계 각국의 경제활동 재개 수준과 국제유가 흐름 등이 흑자 규모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를 보면, 4월 경상수지는 31억2천만달러(약 3조8천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폭은 2011년 1월(-31억6천만달러) 이후 9년 3개월 만에 가장 컸다. 2011년 이후 월별 경상적자를 기록한 적은 이번을 포함해 2011년(3·4·5월), 2012년(1·2·4월), 2019년 4월 등 모두 8차례다.
경상수지는 지난해 4월(-3억9천만달러)에도 배당수지 적자가 크게 늘면서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는 경상적자 폭이 훨씬 큰 데다 구성항목을 들여다보면 양상도 다르게 나타난다. 4월에 몰리는 국내 12월 결산법인의 외국인 배당 지급액(45억2천만달러)이 기업 수익성 악화 영향으로 지난해 4월(67억달러)에 견줘 33% 감소했다. 이에 따라 배당수지 적자(30억1천만달러)가 1년 전보다 38%(18억6천만달러) 줄었고 임금·이자까지 포함한 본원소득수지의 적자 규모(22억9천만달러)도 45%(18억9천만달러) 감소했다.
반면 상품수지(수출-수입) 흑자는 2012년 4월(-3억3천만달러) 이후 8년 만에 최악인 8억2천만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4월(56억1천만달러)과 견주면 85% 급감했다. 수출이 24.8% 감소해 수입 감소 폭(16.9%)보다 더 컸던 영향이다. 지난해 4월에는 급증한 배당수지 적자의 충격을 상품수지 흑자가 충분히 완충하지 못해 7년 만에 경상적자가 발생한 반면, 올해는 버팀목 구실을 해야 할 수출이 타격을 입는 바람에 상품수지 흑자가 급감하면서 경상적자를 초래한 것이다.
경상수지에서 상품수지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서비스수지 적자규모(14억2천만달러)도 지난해 4월보다 1억5천만달러 커졌다. 다만 코로나19 사태로 입국자 수보다 출국자 수가 더 큰 폭으로 줄면서 여행수지는 적자 폭(3억4천만달러)이 1억달러 줄었다.
지난해 5월에는 외국인 배당지급 요인이 사라지면서 경상수지가 다시 흑자로 돌아갔다.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발표한 올해 5월 무역수지도 4억4천만달러 흑자로 전환됐다. 문소상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5월 무역수지가 흑자로 나와 경상수지도 흑자로 나타나지 않을까 다소 긍정적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무역흑자 규모가 지난해 5월(20억8천만달러)에 크게 못 미친 데다 수입 감소 폭이 큰 폭으로 확대되면서 나타난 결과라 ‘불황형 흑자’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통관기준 수출 감소 폭은 4월 25.1%에서 5월 23.7%로 둔화한 반면 수입 감소 폭(15.8%→21.1%)은 되레 커졌다. 송민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4월 수출물량 감소(12.6%) 충격이 워낙 커서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섰다”며 “수출물가보다 수입물가에 영향이 더 큰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의 향방이 향후 경상수지 흑자 규모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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