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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50돌 포스코 “50년 뒤엔 500조 매출·70조 영업이익”

등록 2018-04-01 20:38수정 2018-04-01 20:47

포항 포스텍서 ‘미래비전 선포식’
“인프라와 소재 등 신산업 비중 확대
정권외풍 CEO 낙마, 정도경영이 최선”
1973년 6월8일 포항 1고로 화입식에서 고 박태준 포항제철 회장이 용광로에 불을 지피고 있다. 포스코 제공
1973년 6월8일 포항 1고로 화입식에서 고 박태준 포항제철 회장이 용광로에 불을 지피고 있다. 포스코 제공
‘산업의 쌀’로 불리는 철강을 공급해 국내 제조업 성장을 뒷받침해온 포스코가 1일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포스코는 올해를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는 원년으로 삼고 철강 기업을 넘어서 인프라, 신산업 등 비철강 분야에서도 강자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당장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확대와 국내 제조업 성장 둔화, 최고경영자(CEO) 교체설 등 주변 환경은 녹록지 않다.

포스코는 이날 경북 포항 포스텍 체육관에서 ‘미래비전 선포식’을 열고 “창립 100주년이 되는 2068년 매출 500조원, 영업이익 7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권오준 회장은 100년 기업으로서 비철강 분야에서도 강자가 되겠다는 의미로 ‘한계를 넘어 철강 그 이상으로’를 선언했다.

포스코는 1968년 4월1일 포항종합제철 주식회사로 창립됐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국가 주도로 제철 사업이 추진됐지만 자금조달에 실패해 어려움을 겪었다. 미국 코퍼스사 등 5개국 8개사가 모인 ‘대한국제제철차관단’(KISA)과 맺었던 기술·자금 지원 기본협약마저 세계은행의 부정적 의견 피력 뒤 1969년 파기되자, 대일청구권 자금 중 1억달러가 포항제철에 쓰였다. 박태준 초대 회장이 ‘제철보국’(제철을 성공시켜 국가에 보답하자)을 외치며 포항·광양 제철소 건설을 20년간 밀어붙인 것도 이런 배경과 맞닿아 있다.

2000년 민영화를 지나 2003년 사명을 ‘포스코’로 바꾸고, 초우량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철광석·석탄을 중간공정(코크스 공정) 없이 쓸 수 있는 ‘파이넥스 공법’을 2007년에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등 기술도 선도하고 있다. 그러나 정준양 전 회장 재임 시절 부채비율 1600%의 성진지오텍을 고가 인수하는 등 ‘묻지마 사업 확장’을 하다 휘청거렸다. 부채비율은 치솟고, 영업이익률은 반토막 났으며, 신용등급이 강등됐던 이때를 포스코의 ‘잃어버린 5년’이라고 평가한다.

뒤이은 권오준 체제의 포스코는 지난 4년간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사업 150건, 계열사 230곳 중 66곳을 정리했다. 이에 따른 누적 재무개선 효과는 7조원 규모로 보고 있다. 지난해엔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4조6217억원을 올려 2011년 이후 최고 실적을 냈다. 특히 2016년 100억원대에 머물렀던 에너지, 정보통신기술(ICT), 화학·소재 등 비철강 부문 합산 영업이익이 1조927억원으로 치솟았다.

포스코는 지난 2월27일 오스트레일리아 리튬광산 개발기업 필바라 지분 4.75%와 전환사채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권오준 회장이 현지 직원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 포스코 제공
포스코는 지난 2월27일 오스트레일리아 리튬광산 개발기업 필바라 지분 4.75%와 전환사채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권오준 회장이 현지 직원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 포스코 제공
그러나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권 회장도 이날 행사장에서 “서바이벌 게임을 방불케 하는 무한경쟁, 경계를 허무는 지식의 융·복합, 미국의 관세폭탄 같은 각종 난제들이 앞길에 놓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철강 수입규제 이전에도 열연·냉연강판에 대한 60%대 반덤핑·상계관세 부과 조처를 받아 수출길이 좁아진 상태였다. 또 조선업 위기와 자동차산업 부진으로 국내 철강 수요도 예전 같지 않다.

이에 포스코는 철강 분야 수익이 80%인 현재 구조를 바꿔 철강, 인프라, 신산업(소재 등) 수익구조가 4:4:2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권 회장은 이차전지 소재인 리튬 확보에 강한 집념을 보였다. 포스코는 삼성에스디아이(SDI)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칠레에 양극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오스트레일리아 필바라에서도 리튬 광석을 확보해 2020년까지 연간 3만톤을 생산한다. 그러나 2016년 아르헨티나 염호 개발 사업이 광권 보유 업체와 계약이 틀어지며 중단되는 등 현재까지는 성적표가 좋지 않다. 권 회장은 “과거 계약 성사가 되지 않은 기업도 다시 돌아오고 있다. 리튬은 앞으로 포스코를 먹여 살릴 가장 큰 사업”이라며 “계속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경영자가 교체된 역사도 부담이다. 포스코는 소유·경영 분리, 사외이사로 구성된 ‘시이오 후보추천위원회’ 등 제도는 잘 갖춰져 있다. 그러나 이런 포스코를 ‘주인 없는 기업’으로 보고 정치권이 최고경영자 인사 등을 좌지우지하는 일이 반복됐다. 박태준 초대 회장부터 정준양 전 회장까지 전임 회장 7명 모두 정권 교체 뒤 중도 하차했다. 권 회장 역시 자유롭지 않다. ‘최순실 게이트’에 포스코가 연루돼 있고,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경제인단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교체설이 흘러나왔다. 이에 대해 권 회장은 “저희로선 정도 경영을 하는 것이 최선책”이라며 “포스코가 계속 대한민국에 기여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말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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