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나라당대표,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도지사(오른쪽부터)가 지난 2월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김문수 한나라당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이종찬 기자 rhee@hani.co.kr
‘빅3 경쟁’ 가열되며 심리적 압박 가중
"이제는 줄 서야 하나?"
지난주 국정감사가 막을 내리고 정국이 본격적인 대선국면으로 전환되면서 대선주자 '빅 3'가 나선 한나라당에서는 소속 의원들이 어느 쪽에 줄을 서야 할지를 놓고 고민에 빠져 있다.
특히 최근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이 여론조사 지지도에서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와의 차이를 넓히면서 양측 진영이 각각 '굳히기'와 '뒤집기'를 시도, '세(勢) 불리기'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서는 대선주자의 측근들이 의원들을 개별 접촉, 자기 진영에 가담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흘러나오면서 의원들의 '줄 서기' 고심은 한층 깊어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2일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박 전 대표의 조찬특강 자리에 의원 26명이 참석한 데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유정복(劉正福), 유승민(劉承旼), 김기춘(金淇春) 의원 등 자타가 공인하는 친박(親朴.친 박근혜)계 의원들 외에 완전한 친박 인사로 구분되지 않던 의원들도 이날 행사에 다수 참석했다.
당장 당내에서는 이들이 당내 경선에서 박 전 대표를 지지할 것임을 공개 선언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기도 했다.
친박 인사로 분류되지만 당직 때문에 활동 반경에 제약을 받고 있다는 한 당직자는 "앞으로 그런 자리가 있으면 참석해야 하느냐"며 주변에 조언을 구했다.
친이(親李.친 이명박) 인사로 분류되는 여성의원은 "앞으로 대권주자 관련 행사에 참석할 경우 본인 의사와는 무관하게 `지지 선언'이라는 의미가 부여될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다른 대권주자와 관련된 행사에 개인적 인연 때문에 참석하기로 했지만 부담이 된다"고 털어놨다.
초선의 한 비례대표 의원은 "현역 의원들이 벌써부터 대권주자 행사에 우르르 몰려가 세과시를 하는 듯한 모습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며 비판적 입장을 보이면서도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의원들이 대권주자에 줄을 서려는 노력이 은밀하게 진행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실제 아직까지 '중립지대'에 있는 한 의원은 보좌진을 통해 특강참석 의원명단을 확보하고 대권주자 일정을 꼼꼼히 챙겨보도록 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움직임이 생각 만큼 그리 탄력을 받지는 못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지금 서둘러 특정주자 편에 가담한다고 해서 큰 메리트가 없을 것이란 판단때문이다. 즉, 지금 서둘러 어느 편에 선다고 해도 이미 일찍부터 가담해온 의원들에 비해 '후순위'로 밀릴 수 밖에 없는 데다 다른 주자가 후보로 결정될 경우에는 '정치적 리스크'를 감당해야 하는 만큼 문제가 될 수준의 '줄 서기'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추정이다. 당 관계자는 "`누구 계'로 확실히 분류되지 않은 의원들은 여론 추이를 지켜보다가 판세가 굳어졌다고 생각될 때 지지를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황우여(黃祐呂) 사무총장도 "상당 수 의원들은 지금 `누구 계'가 아니냐고 물으면 `아직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친다"고 말했다. 대선주자의 세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당 지도부도 이로 인한 당의 분란을 우려, 의원들의 '줄 서기'에 대해 경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강재섭(姜在涉) 대표는 최근 소속 의원들과 사석에서 만날 때마다 "대권주자에 대한 노골적 줄서기는 당을 흔들 수 있다. 최대한 중립지대에 오래 남아달라"고 당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오(金炯旿) 원내대표는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대권주자 '줄서기'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 (서울=연합뉴스)
초선의 한 비례대표 의원은 "현역 의원들이 벌써부터 대권주자 행사에 우르르 몰려가 세과시를 하는 듯한 모습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며 비판적 입장을 보이면서도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의원들이 대권주자에 줄을 서려는 노력이 은밀하게 진행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실제 아직까지 '중립지대'에 있는 한 의원은 보좌진을 통해 특강참석 의원명단을 확보하고 대권주자 일정을 꼼꼼히 챙겨보도록 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움직임이 생각 만큼 그리 탄력을 받지는 못할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지금 서둘러 특정주자 편에 가담한다고 해서 큰 메리트가 없을 것이란 판단때문이다. 즉, 지금 서둘러 어느 편에 선다고 해도 이미 일찍부터 가담해온 의원들에 비해 '후순위'로 밀릴 수 밖에 없는 데다 다른 주자가 후보로 결정될 경우에는 '정치적 리스크'를 감당해야 하는 만큼 문제가 될 수준의 '줄 서기'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추정이다. 당 관계자는 "`누구 계'로 확실히 분류되지 않은 의원들은 여론 추이를 지켜보다가 판세가 굳어졌다고 생각될 때 지지를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황우여(黃祐呂) 사무총장도 "상당 수 의원들은 지금 `누구 계'가 아니냐고 물으면 `아직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친다"고 말했다. 대선주자의 세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당 지도부도 이로 인한 당의 분란을 우려, 의원들의 '줄 서기'에 대해 경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강재섭(姜在涉) 대표는 최근 소속 의원들과 사석에서 만날 때마다 "대권주자에 대한 노골적 줄서기는 당을 흔들 수 있다. 최대한 중립지대에 오래 남아달라"고 당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오(金炯旿) 원내대표는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대권주자 '줄서기'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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