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17일 오전 전남 고흥군 소록도에서 열린 전국 한센가족의 날 행사에 참석해 참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고흥=연합뉴스)
‘한빛복지회’ 회장 “한센인들 강제 낙태 당해왔다”
이 전 시장의 ‘장애인 낙태’ 발언과 맞물려 파장
이 전 시장의 ‘장애인 낙태’ 발언과 맞물려 파장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17일 “검증이 필요하다고 하는 (우리의) 주장은 이명박 전 시장 쪽 논리로 하면 네거티브가 되는 것”이라며 검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전남 순천시 로열호텔 웨딩홀에서 열린 섬진강포럼 특강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전 시장 쪽이 한나라당의 두 차례 대선 패배를 네거티브 때문이었다고 하는 것에 대한 의견을 이같이 말했다. 또 경선에서 2등을 하면 이 전 시장을 돕겠냐는 질문에 “그건 당원의 기본”이라고 답했다. 청문회 등 검증의 방식이나 검증위원장의 인선 기준에 대해선 “당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
특강에 앞서 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전남 고흥군 소록도를 찾아 소록도 병원 개원 90일 기념 및 제3회 전국 한센인 대회에 참석했다. 그는 축사에서 “어머니는 생전에 여러분들을 각별한 마음으로 생각했다”며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을 겪는 여러분들을 편안하게 살도록 하는 것이 어머니 유지를 받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센인들의 모임인 ‘한빛 복지협회’를 이끌고 있는 임두성 회장은 개회사에서 “한센인들은 강제 불임, 강제 낙태를 당하는 등 차별에 시달려 왔다. 육영수 여사의 ‘분신’, ‘화신’인 박 전 대표가 여러분을 만나러 왔다” 며 분위기를 띄웠다. 특히 임 회장이 입에 올린 강제 낙태는 박 전 대표의 경쟁자인 이 전 시장의 ‘장애인 낙태’ 발언과 맞물려 묘한 파장을 일으켰다. 생전에 한센인 복지에 힘썼던 육영수씨는 소록도의 고령환자를 위한 시설인 양지회관을 짓도록 2천만원을 기증했으나 1978년 8월15일 광복절 행사에서 피살되는 바람에 3달 뒤인 11월27일 열린 소록도 양지회관 준공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날 전국 각지에서 온 한센인들은 박 전 대표의 손을 맞잡고 육영수씨를 떠올리며 눈물을 짓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이후 광주 망월동 5·18 국립묘지를 찾아 헌화하는 것으로 이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순천, 소록도/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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