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국무총리 지명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17일부터 이틀 동안 열린다.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정치공방이 고조되는 상황이라 치열한 기싸움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한 지명자의 사상 문제와 아들의 군 보직 변경 의혹 등을 검증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정책·능력 검증에 집중하면서 한나라당의 이념공세에는 단호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한나라당은 사상 문제와 관련해, 한 지명자가 1979년 크리스찬아카데미 사건에 연루됐을 당시 북한 방송을 청취했다고 집중 추궁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크리스찬아카데미 사건은 과거 중앙정보부의 고문에 의한 조작극임이 드러나 민주화운동으로까지 인정된 사건”이라고 반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또 현재 군복무 중인 한 지명자의 아들 박아무개(20)씨의 군부대 배치와 보직에 대한 외부청탁 의혹도 부각시킬 예정이다. 주호영 의원은 16일 “박씨는 지난해 2월 입대해 지뢰설치 제거 군사특기 교육을 받았으나, 같은해 4월에 제1공병여단 보충병으로 전입해 지휘부 행정병으로 배치됐다”며 “당시 지휘부 행정병 보직은 지뢰설치 제거 군사특기를 가진 병사가 맡을 자리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의 이한구 의원은 “한 지명자는 99년 11월11일부터 2000년 6월15일까지 박금자 산부인과에서 월 85만원을 받고 근무하면서 직장가입자 자격으로 건강보험료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며 “하지만 국민연금은 지역가입자로 납부예외를 인정받아 한 푼도 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 지명자 쪽은 “아들의 부대 배치는 컴퓨터 추첨에 의한 것이고, 행정병 배치 역시 면담을 통해 적정하게 보직을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 지명자 쪽은 건강보험료 문제에 대해서는 “평소 친분이 있던 박금자 원장이 ‘성폭력 상담소’ 설치를 추진하면서 자문역을 제안해와 이를 맡으면서 직장의료보험에 편입됐고, 급여는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