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구기동 이북5도청을 방문해 관계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이 후보 왼쪽은 오영찬 이북도민회 중앙연합회장.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자체 여론조사 결과 ‘찬성’ 의견 많아
대선 쟁점 ‘불리할 것 없다’ 자신감
예고없이 당사 방문 ‘파격행보’ 계속
대선 쟁점 ‘불리할 것 없다’ 자신감
예고없이 당사 방문 ‘파격행보’ 계속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가 11일 자신의 교육정책을 일제히 비판한 범여권에 역공을 취하고 나섰다. 그는 지난 9일 자율형 사립고 100개 육성과 대학입시 완전자율화를 뼈대로 한 교육 정책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이날 아침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범여권이 비판하는데)그럼 그쪽 안은 뭐냐. 안을 내놓고 서로 이야기하는 게 좋다”며 “30년 동안 말만 무성했는데 더 이상 (이대로) 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사무처 당직자들과 한 즉석 다과회에서도 사교육비 문제가 화제가 되자 “사교육비를 이렇게 많이 들이는 나라가 세계에 없다”며 “이런 노력이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지만 이대로 끌고 갈 수는 없다. 사교육비가 점점 더 드는 것을 두고 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가 거듭 자신의 정책을 역설하고 나선 데엔 정치적 논쟁이 벌어져도 결코 불리하지 않다는 계산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한나라당 부설 여의도연구소가 지난 10일 성인 남녀 4363명을 대상으로 한 이 후보 교육정책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자율형 사립고 100개, 기숙형 공립고 150개 육성을 축으로 한 고교 다양화 정책에 관한 찬성이 63.0%(반대 21.8%)에 이르렀다. 대입 완전자율화 정책 역시 찬성이 53.7%로 반대(29.6%)를 압도했다. 기존 교육제도을 강하게 불신하고 있는 중산층 이상에서 이 후보의 정책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게 한나라당의 판단이다. 한 당직자는 “이 후보의 이날 발언은 교육정책 문제가 대선 쟁점화 되더라도 충분히 자신있다는 생각을 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 경선에 진통을 겪고 있는 범여권 쪽엔 ‘아무 대안도 없이 비판만 하고 있다’는 ‘무능’ 이미지를 상기시키면서, 동시에 자신은 대안을 내고 뭔가를 하려한다는 이미지도 강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전날 선대위 출범식에서 사회를 맡는 등 파격을 선보였던 이 후보는 이날 아침에는 여의도 당사를 깜짝 방문했다. 아침 8시40분께 예고없이 당사를 들른 그는 사무처를 돌며 당직자들을 격려했다. 그는 팀장급 당직자들과 즉석 다과회를 하며 “지방 선대위 출범식은 요란하게 강제 동원하지 말고 자발적으로 치르자”며 “한나라당 근처에 오려하지도 않았던 사람들을 행사에 오게끔 하는 것도 외연확대다”라고 탈형식을 강조했다.
이후 그는 서울 구기동 이북도민회 중앙연합회를 찾아 “앞으로 남북문제에 있어서도 아주 급진적인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인다”며 “누가 평화세대고 누가 경제세대라는 구분은 모두 의미 없는 정치구호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절대로 정치적 목적을 갖고 남북문제를 다루지 않을 것”이라며 “핵이 폐기되면 북한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주는 것이 북한을 사랑하고 돕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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