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아이 건강하게 /
“아빠, 이 오징어 나도 먹어도 돼요?”
맥주안주로 먹고 있던 오징어를 보더니 딸아이가 군침을 삼키며 물어본다.
“글쎄, 어디 괜찮은지 한번 살펴볼까? 아황산나트륨, 솔비톨, 엘-글루타민산 나트륨…. 첨가물이 너무 많이 들어간 것 같은데, 안 먹는게 좋을 것 같아.”
실망스런 표정으로 돌아서는 딸을 보며 회종씨는 미안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초등학교 4학년인 딸아이는 어릴 때부터 천식을 앓고 있어 실내환경과 날씨변화에 민감하다. 최근 식품첨가물이 천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음식에도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어릴 때부터 별다른 생각 없이 먹였던 가공식품과 군것질 거리가 아이의 천식증상에 나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생각에 더욱 조심스럽다.
식품첨가물 중에 채소, 과일, 육류 및 어패류의 신선도 유지나 색깔 변화 방지를 위해 널리 쓰이는 아황산염은 건강인에게는 해가 없다고 미국 식품의약국에서 공인하고 있지만 기관지 천식환자의 5~11%는 천식발작을 일으킨다고 한다. 아황산염은 우엉, 연근, 도라지, 샐러드 등의 변색을 막기 위해 쓰이며 오징어채, 명엽채, 쥐포채 등의 건어물과 빵, 과자 등에도 산화방지제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그 외에도 각종 식품에 들어가는 방부제, 인공감미료, 식용색소 등의 식품첨가물과 인스턴트 식품, 패스트푸드, 조기이유식, 이유시기의 단백질 조기 사용 등은 아이들에게 알레르기를 불러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동 천식은 최근 크게 늘고 있는 질병이다. 영국이 1995년에 시작된 역학조사에서 30% 넘는 어린이·청소년이 최근 1년간 천식 증상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도 1964년 3.4%에 불과하던 천식아동의 수가 1995년도 조사에서는 15%을 웃돌 정도로 높은 발병률을 보이고 있다. 회종씨는 우리나라도 천식이나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첨가물의 사용을 규제하거나 최소한 경고문구라도 표기해 스스로 조심할 수 있는 방법들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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