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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머리 위 사과’를 향해 날아간 화살은…

등록 2006-04-16 15:49수정 2006-04-17 18:08

창의력 쑥쑥 퀴즈

오스트리아가 점령한 스위스의 한 광장에 걸린 성주의 모자에 인사를 하지 않고 지나갔다는 죄목으로 감옥에 갇힌 윌리엄 텔은 황당한 제안을 받는다. 윌리엄 텔의 활 쏘는 솜씨를 들은 성주가 윌리엄 텔이 사과를 아들의 머리 위에 사과를 올려두고 화살을 쏘아 맞히면 풀어주겠다는 것이었다. 이 때 제논이 나타나 위로했다. 당신의 화살은 결코 아들에게까지 닿을 수 없다고. 무슨 말인가?

제논은 두 가지를 이야기한다. 우선 화살이 아들이 있는 곳까지 가려면 그 사이의 반이 되는 지점을 지나야 한다. 그 전에는 앞에 있는 거리의 반을 지나야 했고 그 앞에는 또 다시 이전의 거리의 반을 지나야 했다. 무한히 많은 지점이 계속되기 때문에 결코 출발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는 날아가는 화살을 생각해 보면 모든 순간마다 화살은 특별한 지점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순간을 생각해 보면 화살은 어떤 지점에 정지해 있으면서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이 그 순간에는 없다. 그 다음 순간에도 같은 이유로 정지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화살은 항상 정지해 있는 것이지 움직일 수는 없는 것이다. 운동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윌리엄 텔은 헷갈렸다. 논리를 따져 제논의 말을 알아차리기에는 경황이 너무 없었다. 결국 윌리엄 텔은 “아버지를 믿어요.” 라는 아들의 믿음에 힘입어 크게 심호흡을 한 후에 활을 당겼다. 아들은 살아났다. 과연 윌리엄 텔은 자신을 믿어 준 아들 덕분에 마음의 평정을 찾아 화살을 잘 쏘았던 것일까, 아니면 제논의 말처럼 화살이 결코 출발하지도 못하거나 절대로 움직이지 않아서 아들을 구한 것일까?


[지난주 정답] 거북이가 100cm 앞에서 출발하고 거북이는 1초에 10cm 달리고 토끼는 1초에 100cm 달린다면 거북이가 걸리는 시간은 ‘10초 + 1초 + 1/10초 +1/100초 + ...으로 ( )이다. 토끼는 1초 + 1/10초 +1/100초 + 1/1000초 +...=(식)초로 결국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토끼가 거북이를 따라잡을 수 있다는 결론이다. 고등학교 수학의 무한급수 (식)이다. 수학적으로는 결과가 그렇다 치자. 실제로 시간과 공간을 무한히 짧게 나눌 수 있을까? 물리학적으로 의미 있는 가장 작은 크기와 시간은 플랑크 길이(1.6 x 10~35 미터)와 플랑크 시간(10~43 초)이고 양자역학의 불확정성 원리 때문에 시간과 공간을 동시에 무한히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제논의 파라독스를 해결하는 가장 간단한 해법은 시간과 공간을 무한히 나눌 수 있다는 것을 부정하고 동시에 정확한 측정을 못한다는 사실을 제시하는 것이다.

문미옥/이화여대 와이즈거점센터 연구교수 wise-mun@ew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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