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8 책세상
그리운 메이 아줌마(사계절출판사) 봄이다. ‘봄’ 하고 살짝 입술을 모으고 중얼거리기만 해도 온 몸에 따스한 기운이 돈다. 봄에는 누구든지 미워하지 않고 사랑만 하고 살 것 같다. 봄이란 말에는 사랑이 숨어 있다. ‘봄’ 같이 영혼을 따스하게 어루만지는 책이 있다. 그 속에는 봄을 닮은 사람, 사랑으로 똘똘 뭉쳐 주변을 따스하게 어루만져주는 메이 아줌마가 살고 있다. 또 그런 메이 아줌마의 사랑으로 덕분에 사랑받는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몸으로 깨닫게 된 서머라는 아이가 있고, 평범하지 않은 기발함을 풍부한 상상력과 예술성으로 칭찬받는 오브 아저씨도 있다. 그들은 폐광 지역에 사는 생활보호대상자이고 컨테이너가 집이다. 더구나 메이 아줌마는 집이 좁을 만큼 뚱뚱하고 당뇨병까지 앓고 있으며, 오브 아저씨는 비쩍 마른데다가 관절염까지 걸렸고 생활에 도움이 안 되는 바람개비 만드는 일을 낙으로 삼고 산다. 서머는 어릴 때 부모를 잃고 친척 집에 얹혀 천덕꾸러기처럼 살다가 메이 아줌마와 아저씨의 눈에 띄어 함께 살게 되었다. 이렇듯 외형적인 조건만으로는 결코 행복할 수 없을 것 같은 이 가족은 그러나, 기가 막히게 행복하기만 했다. 사랑 밖에 없는 커다란 통 같은 메이 아줌마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했고 누가 어떻게 행동하든 간섭하지 않는다. 또 주변에 모든 사람들을 오롯이 믿었고 그 사람의 좋은 면을 볼 줄 안다. 사람에 대한 그 믿음은 결코 아줌마를 저버리지 않는다. 또 자신이 필요한 사람을 한눈에 알아보며 손을 벌려 안아준다. 메이 아줌마 앞에서는 온 종일 바람개비나 만지작거리는 상이 군인인 생활력 없는 남편 오브 아저씨도, 몇 년 동안 이집 저집 떠돌아다닌 고아인 서머도 부끄러움을 느끼거나 위축되지 않는다. 메이 아줌마의 사랑으로, 밝음으로, 유쾌함으로 그들 가족은 천국을 느끼며 산다. “좋은 쪽만 보고 그냥 믿어주었지”
돌아가신 아줌마가 남겨준 행복방정식
푸근한 영혼 한구절에 밑줄 쫙~
그러던 중 그들에게 불행이 닥친다. 메이 아줌마가 자신이 가꾸던 밭에서 갑작스런 죽음을 맞게 된 것이다. 이 책은 메이 아줌마가 돌아가시던 날부터 서머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자신에게 가장 소중했던 사람을 갑자기 잃는다면 어떨까? 특히 그 사람이 자신의 삶을 지탱해주던, 존재의 이유였던 사람이라면...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먹먹해져 온다. 오브 아저씨와 서머는 어떻게 이 불행을 견뎌낼까.
한 사람의 온전한 사랑은 주변을 푸근하게 감싸주어 상처받은 사람들을 완전하게 치유해 주며 인간으로서의 존엄한 가치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은 느끼게 한다. 절망에 빠진 우리 모두에게 메이 아줌마는 이렇게 들려준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우리에게서 떨어져나가는 것들은 꼭 붙잡으라고. 우리는 모두 함께 살아가도록 태어났으니 서로를 꼭 붙들라고.
이 봄이 가기 전 이 책을 읽고 기억하고 싶은 소중한 구절들에 밑줄도 그으며 모두들 메이 아줌마를 닮아 갔으면 좋겠다.
송경영/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모임, 서울 관악중 교사
그리운 메이 아줌마(사계절출판사) 봄이다. ‘봄’ 하고 살짝 입술을 모으고 중얼거리기만 해도 온 몸에 따스한 기운이 돈다. 봄에는 누구든지 미워하지 않고 사랑만 하고 살 것 같다. 봄이란 말에는 사랑이 숨어 있다. ‘봄’ 같이 영혼을 따스하게 어루만지는 책이 있다. 그 속에는 봄을 닮은 사람, 사랑으로 똘똘 뭉쳐 주변을 따스하게 어루만져주는 메이 아줌마가 살고 있다. 또 그런 메이 아줌마의 사랑으로 덕분에 사랑받는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몸으로 깨닫게 된 서머라는 아이가 있고, 평범하지 않은 기발함을 풍부한 상상력과 예술성으로 칭찬받는 오브 아저씨도 있다. 그들은 폐광 지역에 사는 생활보호대상자이고 컨테이너가 집이다. 더구나 메이 아줌마는 집이 좁을 만큼 뚱뚱하고 당뇨병까지 앓고 있으며, 오브 아저씨는 비쩍 마른데다가 관절염까지 걸렸고 생활에 도움이 안 되는 바람개비 만드는 일을 낙으로 삼고 산다. 서머는 어릴 때 부모를 잃고 친척 집에 얹혀 천덕꾸러기처럼 살다가 메이 아줌마와 아저씨의 눈에 띄어 함께 살게 되었다. 이렇듯 외형적인 조건만으로는 결코 행복할 수 없을 것 같은 이 가족은 그러나, 기가 막히게 행복하기만 했다. 사랑 밖에 없는 커다란 통 같은 메이 아줌마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했고 누가 어떻게 행동하든 간섭하지 않는다. 또 주변에 모든 사람들을 오롯이 믿었고 그 사람의 좋은 면을 볼 줄 안다. 사람에 대한 그 믿음은 결코 아줌마를 저버리지 않는다. 또 자신이 필요한 사람을 한눈에 알아보며 손을 벌려 안아준다. 메이 아줌마 앞에서는 온 종일 바람개비나 만지작거리는 상이 군인인 생활력 없는 남편 오브 아저씨도, 몇 년 동안 이집 저집 떠돌아다닌 고아인 서머도 부끄러움을 느끼거나 위축되지 않는다. 메이 아줌마의 사랑으로, 밝음으로, 유쾌함으로 그들 가족은 천국을 느끼며 산다. “좋은 쪽만 보고 그냥 믿어주었지”
돌아가신 아줌마가 남겨준 행복방정식
푸근한 영혼 한구절에 밑줄 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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