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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2월 12일 글쓰기 교실

등록 2007-02-11 15:47

‘특이점’ 이후 인간은 어떻게 될까

-<과학의 최전선에서 인문학을 만나다>를 읽고

최유진/전남과학고등학교 2학년

과학 독후감을 쓰려고 읽을 책을 하나 고르자니 떠오르는 개념이 있었다. ‘심리학’, ‘뇌를 다룬 인지과학’ 분야, 그와 더불어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분야인 ‘인문학과 과학의 만남’이었다. 인문학자들은 인문학 위기라고 떠들어 대는데 내 생각에는 오히려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닌가 자문해 본다.(중략)

워낙 전문적인 내용을 다룬 부분도 몇 부분 있었지만 그 쪽에 흥미가 많던 내게는 마지막까지 즐겁게 읽었던 책이다. 그 중에서도 ‘특이점 이후 인간의 삶’에 대해 쓴 주제가 가장 흥미로웠다. 과학에 대해 에스에프(SF)적인 환상을 많이 지닌 내게 많은 즐거움을 준 주제다. 이 장에서는 ‘특이점’을 ‘인류 역사의 천이 팽팽하게 늘어나서 찢어지는 그 부분’이라 이야기했다. 바로 기계의 진화 속도가 생물학적으로 진화하는 인간의 속도를 붙잡아 인간과 기계를 결합한다는 생각이다. 인간만이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정신적 특성들을 기계에 도입하게 되면 미래에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내가 볼 때 이것은 인류문명에 큰 혼란을 가져올게 틀림없다. (중략)

그렇다면 레이 커즈웰이 이야기하는 특이점 이후의 변화는 무엇일까? 그는 2030년이 되면 컴퓨터가 인간의 지능을 초월할 것이라 이야기한다. 인간의 지능은 생물학적으로 진화하기에 더디고 한계가 있을지 모르지만 컴퓨터의 진화는 무궁무진하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책에 있는 그의 설명만으로는 부족해 인터넷상에 특이점 이후 어떻게 변할 것인지 설문조사를 한 내용을 읽어 보았다. 그랬더니 대부분 변화가 있더라도 조용히 변할 거라고 예상했다. 공상을 좋아하는 나는 컴퓨터들의 지능이 우리를 따르게 된다면 무언가 큰 변화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컴퓨터가 자의식은 없지만 이렇게 빠른 속도로 발전하게 된다면, 컴퓨터가 인간에게 혁명을 일으키는 날도 오지 않을까 자문해보기도 하면서 말이다. 그렇지만 조용하든 큰 변화가 일든 특이점 이후 인류에게 신석기혁명처럼 큰 변화가 있을 거라는 사실은 확실하다.


특이점 이야기를 읽고 미래에 대해 이것저것 상상해 볼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었고 평소 관심 있던 분야에 대해 많은 석학들의 지식을 접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렇지만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 이 책 전체의 편집 의도에 관한 것이다. 책에 나와 있는 이야기들을 엮은 존 브록만은 발명가이자 기업가이다. 이런 편집자의 상황을 고려해 보자면 이 책은 사실상 인문학에 대한 과학의 승리를 이야기 하는 셈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 입장은 과학에 제3문화가 있어야 한다든지, 과학 안에 인문학을 품어야한다는 주장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처음에 호기심에 들뜨던 것과 달리 조금 실망도 했다. 아직도 인문학과 과학이라는 이분법적인 틀을 깰 수는 없는걸까 자문하면서 말이다. 그렇지만 뒤에 실린 비판들은 아직 과학이 우선이라는 의견만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다양성이 공존하는 하나의 책이랄까? 과학과 인문학이 만나는 것, 서로의 발전이나 학문의 깊이를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라 생각하지만 아직은 그리 쉽지는 않은 것 같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책이었다.


/ 전달력·비판·주장 고루 갖춰

이 글은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통합교과형 논술이나 ‘통섭(通涉:사물에 널리 통함)’에 관한 사고 능력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글이어서 가치가 있다. 이 글에서는 인류 문명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사례를 ‘특이점’이라는 개념으로 잘 요약하고 있다. 또 책의 중심 내용을 소개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책의 편집 의도를 비판적으로 바라본 태도를 매우 칭찬하고 싶다. 과학기술 맹신주의를 걱정하면서 ‘과학 안에 인문학을 품어야 한다는 주장’도 잘 드러나 있다. 아인슈타인이 핵의 평화적 이용 운동에 앞장선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과학자는 인문학적 소양과 사회적 책무를 갖추고 연구해야 한다는 것은 이제 우리 시대의 상식이 됐다. 이과 계통의 고교생들이 책을 통해 인문학적 사유까지 폭넓게 해보라며 독서 동기를 유발하는 글이어서 함께 나누고자 한다.

박안수/광주고 교사, 문장 글틴(teen.munjang.or.kr)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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