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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수행평가 통해 각 과목 공통분모 찾자

등록 2007-04-29 17:14

광주고 통합논술지도팀 동아리는 정규 수업시간에 수행평가를 통한 통합논술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인수,박관주,김보름,문동호,임선옥 교사
광주고 통합논술지도팀 동아리는 정규 수업시간에 수행평가를 통한 통합논술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인수,박관주,김보름,문동호,임선옥 교사
정규수업 안 논술수업 어떻게?
문학·역사·구학교사 등 머리맞대
한학기 1번이상 수행평가 활용
우리학교 논술수업 짱 / 광주고 통합논술지도팀

국어나 작문 교과 중심으로 진행되던 논술 교육이 이제는 다른 교과로도 많이 확산됐다. 수리 논술, 과학 논술을 지도하는 교사들도 많아졌다. 하지만 당장 올해 2008학년도 입시부터 등장하는 통합논술을 하려면 교과간 통합논술 지도로까지 발전돼야 한다.

광주고에는 여러 과목 교사들이 통합논술 지도팀 동아리를 꾸려 운영한다. <윤리와 사상> 박관주, <문학> 박안수, <역사> 김보름, <수학Ⅰ> 임선옥, <국어> 문동호 교사 등 5명이 이 동아리 구성원들이다. 이들이 의기투합한 것은 지난해 말. 공교육 안에서 통합논술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두고 머리를 싸매고 고민했다. 학교에서 해 주지 못하면 아이들은 다 밖으로 빠져나갈텐데, 교사의 자존심으로 그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교육과정과 연계된 수행평가를 통한 통합논술 교육’.

동아리 회장 격인 박안수 교사는 “대부분 학교에서 논술 교육을 방과후 학교 형태로 하는데, 그렇게 하면 일부 학생들에만 효과가 미치고 대부분의 학생들은 소외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곧, 정규 수업 안에서 체계와 계획을 가지고 통합형 논술 수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정규 교과에서 통합논술을 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으로 수행평가 활용법이 나왔다.

실제로 이 동아리 교사들은 수업 때마다 교과 내용을 확장해서 생각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마련하고, 적어도 한 학기에 한 차례 이상 수행평가를 통해 직접 통합논술 쓰기를 한다. <윤리와 사상>을 맡은 박관주 교사는 단원마다 질문을 만들어, 아이들이 수동적으로 교과 내용을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가도록 이끌고 있다. 예를 들어 자아 실현 단원에서는 ‘어떻게 욕망해야 행복할 수 있을까?’를 주제로 관련 자료를 나눠주고 통합논술 수행평가를 한다.

<수학Ⅰ> 임선옥 교사는 수학 원리를 이해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구술이나 서술형 쓰기를 수시로 시도한다. 또 개념 위주로 수시로 질문을 던져 아이들의 사고 확장을 유도한다.

3학년 국어를 가르치는 문동호 교사는 진로 고민과 논술을 통합한 방식을 고안해 냈다. 자신의 진로에 관련된 책을 한 권씩 읽고 그에 대한 독후감을 써 보도록 한 것이다. 한의학을 공부하겠다는 김현종(18)군은 <자연치유력을 유도하는 치본(治本)의학>을, 철학과 진학을 생각 중인 허민(18)군은 <순수이성비판, 이성을 법정에 세우다>를 한 달 동안 읽고 독후감을 써서 친구들에게 발표했다. 2학년 <문학>을 가르치는 박안수 교사는 3시간 동안은 하나의 주제를 정해 글쓰기를 하고, 이어 4명씩 모둠을 꾸려 모둠 토의를 한다. 마지막으로 모든 학생들이 참여하는 전체 토의를 한다.


이렇게 수행평가를 통해 개별적으로 진행하는 수업은, 정기적인 동아리 모임을 통해 통합논술의 방향에 맞게 유기적 연관성을 갖춘다. 자기 수업과 관련된 논술 수행평가 계획과 실제 실천 내용을 보여주고, 각 교과에서 공통 분모를 찾아 어떻게 논술적 사고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것이다. 예컨대 수학 교사는 철학 교사와 협의해 수학적 개념의 전개를 인문학적 배경을 동원해 풀어가는 방식을 생각하고, 과학 교사는 과학기술에 수반되는 환경의 문제를 윤리 교사와 함께 고민하는 것이다.

광주고가 얼마 전 광주시교육청으로부터 논술 연구학교로 지정되면서, 통합논술 지도팀 동아리 소속 교사들이 해 온 논술교육 방식은 지금은 모든 교사들로 확산됐다. 박안수 교사는 “수행평가 과목마다 학기당 한두 가지씩 주제만 다뤄도 한 학생이 20개 가량의 주제를 두고 생각하고 글쓰기를 할 수 있다”며 “이런 것들이 쌓이다 보면 저절로 통합적 사고력이 길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충분한 독서력 바탕돼야

1년간 책 5권 ‘인증제’도

그냥 논술이든 통합논술이든 독서력이 바탕에 깔리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충분한 독서를 통해 자신의 뇌에 영양분을 주고 이를 토대로 자기만의 생각 틀을 갖춰가야 한다. 광주고 역시 수행평가를 통한 통합논술 교육을 하지만, 기본은 독서라고 보고 있다.

광주고는 학년별로 다섯 권씩의 권장 도서목록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읽도록 한다. 인물, 고전, 문학, 철학, 과학 등 분야별로 교육과정과 연계된 책들을 선정했다. 다른 학교 추천 도서목록에 견주면 적지만,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책을 읽는 분위기로 이끌자는 취지에서 이렇게 정했다.

또 수요일과 금요일 7교시를 교사와 학생들이 모두 책을 읽는 시간으로 못박았다. 창의적 재량활동 시간에는 도서관 활용수업을 하고, 반 형편에 맞춰 독서 명상 시간도 수시로 운영한다. 1년 동안 책 5권을 읽고 심사 기준을 통과하면 독서인증서를 주고, 학교생활기록부에도 기록하는 독서인증제도 하기로 했다. 문동호 교사는 “학생들의 독서교육 기반이 잡히면 독서능력이 자연스럽게 길러지고 논술 실력도 향상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광주/글·사진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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