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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사랑이 우리를 빛나게 한다.

등록 2007-07-08 15:43수정 2007-07-13 10:48

샤갈은 무엇보다 ‘사랑의 화墾다 그가 꿈꾸는 사랑은 포근하지만 애틋하다.‘라일락 속의 연인들’은 상대방의 섬세한 날개를 발견하고 항홀해 했다.
샤갈은 무엇보다 ‘사랑의 화墾다 그가 꿈꾸는 사랑은 포근하지만 애틋하다.‘라일락 속의 연인들’은 상대방의 섬세한 날개를 발견하고 항홀해 했다.
정지원의 교과서미술기행 /

나는 물러서지 않는다 /

(난이도 = 고등)

샤갈의 ‘라일락 속의 연인들’과 ‘푸른 서커스’

사랑이 사람을 얼마나 빛나게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서로에게 어떤 존재일까? 우리도 서로에게 선하게 스밀 수 있다면 샤갈의 그림 속 연인들처럼 하늘을 날게 될까?


푸른 빗방울로 싱싱해지는 나뭇잎처럼 마음이 열릴 때, 당신도 내 노랫소리를 듣게 될까? 너무 많이 다쳐서 미리 닫아버린 마음을 마법처럼 풀어버린 샤갈의 바이올린 소리가 당신을 부를 때, 당신도 아름다운 수탉을 타고 지붕 위에서 나를 기다릴까? 그러면 나는 우리를 짓눌렀던 중력의 법칙을 벗어버리고 당신을 향해 행복하게 날아가겠다.

샤갈의 그림은 행복하다. 아기처럼 천진하고 자유롭고 평화롭다. 그래서 우울하거나 쓸쓸할 때면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먹듯이 샤갈을 본다. 샤갈의 그림은 연가처럼 향기롭다. 샤갈의 눈과 만나면 모든 것이 새롭고 신비롭게 변한다. 왜냐햐면 그는 불안하고 두려운 삶을 살면서도 선함과 신뢰의 색깔을 만들어내며 살아갔기 때문이다.

마르크 샤갈은 1887년 러시아의 비테프스크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평생 성실한 노동자였던 아버지와는 달리 화가의 삶을 열망한 그는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거쳐 파리까지 자신의 꿈을 향해 떠난다. ‘그냥 창문을 열어두기만 하면 그녀가 하늘의 푸른 공기와 사랑과 꽃과 함께 스며들어왔다.

온통 흰색으로 검은색으로 차려입은 그녀가 내 그림을 인도하며 캔버스 위를 날아다녔다’(샤갈- 나의 삶)고 회상했던 아내 벨라와 함께 샤갈의 그림은 다양한 변화와 모색을 시도한다. 그 후 샤갈은 혁명 시기의 러시아로 돌아간다. 그는 고향 비테프스크에서 자유롭고 선진적인 미술학교를 운영하며 말레비치 같은 화가들을 추대하지만 오히려 그들에게 배신당한다.

믿었던 동료들에게 상처입고 절망한 샤갈을 일으켜 세운 존재는 슬픈 눈을 가진 전쟁고아들이었다. 이 아이들의 상실을 조금씩 어루만지며 샤갈도 함께 자신의 정체성을 회복한다. 아이들에게 사랑을 주고 또 사랑을 받으며 샤갈은 사랑만이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한다. 그리고 다시 파리로 온다.

그때 그린 사랑의 그림이 바로 ‘라일락 속의 연인들’이다. 천사는 하늘과 땅을 맺어주는 일을 한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들은 서로에게서 가장 빛나는 날개를 발견하며 황홀해한다. 그곳이 어디든 두 사람의 마음이 머무는 자리가 서로를 파괴하거나 억압하지 않는다면 곱디고운 꽃천지일 것이다. 흐드러진 라일락 향기가 머리카락까지 스미고 달 그림자는 오래오래 물 속에 발을 담그고 있을 것이다.

삶 자체가 꽃다발일 수 있는 시간. 아늑한 꽃무더기 속에 누워 바라보는 하늘은 얼마나 신비로울까. 꽃 속에서 당신은 내게 팔베개를 해 주고 있다. 우리는 더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당신과 내가 라일락 꽃다발 속에 이렇게 향긋하게 깃들 수 있기를 바란다.


‘푸른서커스’를 하는 소녀는 애틋한 사랑을 꿈꾸는 듯 보인다.
‘푸른서커스’를 하는 소녀는 애틋한 사랑을 꿈꾸는 듯 보인다.
‘푸른 서커스’를 볼 때마다 나는 이상하게 자꾸 인어공주가 생각난다. 샤갈 특유의 청색이 주는 강렬함과 초록빛 얼굴의 순한 눈매의 말과 북 치는 수탉, 거꾸로 매달린 여자 곡예사의 수줍고 예쁜 얼굴이 내 안의 인어공주 이미지와 겹쳐져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하늘색 조명을 받은 붉은 몸의 소녀가 공중 그네에서 춤을 춘다. 팔이 달린 물고기는 소녀에게 꽃다발을 건넨다.

‘서커스’는 슬픔과 웃음의 이중성을 동시에 지닌 소재다. 저 줄에 사뿐히 매달리기까지 소녀가 견뎌내야 했을 고통을 우리는 안다. 분명 손과 발엔 굳은살이 수도 없이 갈라지고 터지며 두꺼워졌을 것이다. 소녀는 어쩌면 그 손과 발이 부끄러워서 자기가 좋아하는 남자한테는 감추고 싶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소녀야, 네 손과 발을 흉하다고 하는 녀석은 처음부터 글러먹었다. 온 세상이 너를 축복하고 있단다. 너를 위해 달도 바이올린을 켜고 천사도 나팔을 불잖니? 그러니까 겁내지 마. 혼자서도 괜찮다.

샤갈의 그림이 자유로운 것은 평화와 사랑의 힘으로 인간이 규정한 이성의 편견을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샤갈이 들려주는 사랑의 노래는 포근하고 애틋하다.

그것은 아주 가까이 있는데 잊고 산 기억이나 사람일 수도 있다. 매순간 쓰러지고 넘어질 때마다 말없이 나를 안아주던 이들. 그들이 바로 샤갈을 통해 내가 되찾은 천사다. 그래서 오늘 당신에게 샤갈의 그림을 보낸다. 내 마음이 착한 당신의 섬세한 날개를 본 적이 있으니까.


정지원시인
정지원시인
샤갈은 말한다. ‘선한 사람이 나쁜 예술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위대한 사람이라도 선하지 않다면 진정한 예술가가 될 수 없다.’고.

정지원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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