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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무소유로 ‘조화로운 삶’ 택한 사람들

등록 2007-12-23 16:17수정 2007-12-23 16:42

KBS 스페셜-조화로운 삶 : 니어링 부부의 후예들(KBS1, 2005년 1월15일 방영)
KBS 스페셜-조화로운 삶 : 니어링 부부의 후예들(KBS1, 2005년 1월15일 방영)
우리말 논술 / 30. 바람직한 삶의 태도는?

문화콘텐츠로 접근하기 [난이도 = 중등~고1]

■ 방송

KBS 스페셜-조화로운 삶 : 니어링 부부의 후예들(KBS1, 2005년 1월15일 방영)

헬렌 니어링과 스코트 니어링 부부는 1932년부터 1952년까지 버몬트 숲에서 살았다. 버몬트로 이사할 때 스콧 니어링의 나이는 쉰이었다. 입산 전 그는 펜실베니아 대학의 경제학 교수로 재직하다 2차대전 당시 반전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해고당했다. 그의 동반자였던 헬렌 니어링은 중산층 출신의 바이올린 연주자였다.


1930년대 미국 사회는 불황과 실업을 양대 축으로 하는 대공황에 빠져 있었다. 니어링 부부는 이러한 상황이 자본주의 자체의 모순에서 비롯했다고 보았다. 더 많은 이익을 내기 위한 구조인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개인은 삶의 기반이 되는 의·식·주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다. 잘게 분화된 분업 체제에 종속됨으로써 먹고 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직장을 가져야만 하고 실업은 곧 삶의 위기 상황이 되는 것이다.

이들은 문제 해결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적은 돈으로 꾸려나갈 수 있는 독립된 경제라고 보았다. 그리하여 스스로 삶에 필요한 것들을 마련하고, 이익을 남기지 않으면서 경제적 규모를 유지하는 삶을 선택한 것이었다. 이 부부의 삶은 자본주의의 모순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적 삶의 사례로 자주 거론되고 있다.

KBS 스페셜 ‘조화로운 삶-니어링 부부의 후예들’에서는 니어링 부부처럼 대안적 삶을 실천하는 또 다른 사례를 다뤘다. 니어링 부부가 살았던 버몬트 주 한 오두막에서 살아가는 짐 메켈 부부는 ‘적게 가지는 것이 더 행복하다’는 삶의 태도를 견지한다. 물질적 욕구는 충족될 수 있지만, 그에 따른 만족은 순간에 불과하다. 뒤이어 더 큰 욕구가 자리잡게 되고,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하고 시간과 돈에 쫓기는 삶을 살아야 한다. 짐 메켈 부부는 물질적 풍요 뒤에 오는 더 큰 공허함을 깨닫고 과감히 기존의 삶을 버리게 되었던 것이다. 짐 메켈은 인터뷰에서 “나는 평생 동안 돈을 받고 정신을 팔아왔다. (오두막에 정착한)이제야 비로소 나는 내 자신을 위해 내 마음을 사용하게 됐다.”고 말한다.

필립 반 덴 보슈는 그의 저서 <행복에 관한 10가지 철학적 성찰>에서 인간이 더 부유하고 힘이 강해질수록 인간의 욕망은 더 정교하게 세련되어 만족시키기 어렵게 된다고 했다. 또, 만약 매우 정교하고 강한 욕망을 충족시킬 수 없는 한계 상황에 부딪힌다면 사람은 스스로 절망하게 되고, 결국 자신을 불행하게 하는 조건에 저항할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의 주인이기를 포기하게 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고 했다. 이 상태는 에리히 프롬이 말한 ‘소외’의 지점이다. 개인이 행위나 판단의 주체가 되지 못하고, 객체로 전락한 상태를 의미한다.

니어링 부부의 삶을 선택한 사람들은 좋아하지 않는 일에 자신의 에너지를 쏟지 않는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며, 그 대가로 주어지는 소박한 결실에 감사한다. ‘조화로운 삶’은 뿌린대로 거둔다는 자연의 이치를 깨닫는 과정이다. 내가 먹고 살 것을 얻기 위해 땀 흘려 일하고, 건강한 땅을 가꾸기 위해 애쓰는 가운데 나의 행위에 따른 긍정적 변화를 경험한다. 이 과정에서 노동은 삶을 억압하는 고통스런 과정이 아니라, 삶의 풍요로움을 충족시키는 창조적 원천이다.

모든 사람이 니어링 부부가 살았던 삶과 같은 방식으로 살 수는 없겠지만, 물질이 정신을 압도하는 오늘날 그들의 삶이 지니는 의미는 깊이 생각하고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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