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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명사에 붙어 명사를 쥐락펴락

등록 2008-03-30 16:34

김철호의 교실 밖 국어여행
김철호의 교실 밖 국어여행
김철호의 교실 밖 국어여행 /
[난이도 수준=중2~고1]

21. 관형사 ③
22. 조사 ①
23. 조사 ②

오늘부터는 조사에 대해 알아보자. ‘조사’의 ‘조’는 도울 조(助)자다. ‘도움을 주는 말’이 조사다. 무엇을 도와주느냐? 체언을 도와준다. 체언은 명사, 대명사, 수사를 통틀어 일컫는 말이다. 대명사는 이름을 대신하는 말이고 수사는 수의 이름이니, 쉽게 생각하면 체언은 곧 명사다. 그러니까 우리말에서 조사는 명사를 도와주는 말이다.

‘사람’이라는 명사에 조사 ‘이’가 붙으면 주어가 된다. ‘학교’에 ‘가’가 붙어도 역시 주어가 된다. ‘이’와 ‘가’는 명사에 주어라는 자격을 부여한다(즉, 명사가 주어가 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래서 ‘이’와 ‘가’를 주격 조사라고 한다. 한편, 똑같은 명사에 ‘을’이나 ‘를’이 붙어서 ‘사람을’ ‘학교를’이 되면 이번에는 목적어로 바뀐다. 또 ‘에게’나 ‘로’를 붙여서 ‘사람에게’나 ‘학교로’가 되면 이번에는 부사어로 바뀐다. ‘을/를’은 목적격 조사, ‘에게’나 ‘로’는 부사격 조사라고 한다.

이렇게 명사에 일정한 자격을 부여하는 조사를 격조사라고 한다. 격조사에는 위에서 살펴본 주격, 목적격, 부사격 말고도 관형격, 보격, 호격, 서술격 따위가 있다. 관형격 조사는 명사를 관형어로(즉 뒤에 오는 체언을 꾸며주는 말로) 만들어주는 조사로, ‘사람의 도리’ 할 때 ‘의’가 바로 여기에 해당한다. 보격 조사는 명사를 보어로 만들어주는 조사다. ‘철호가 선생님이 되었다’에서 ‘선생님’에 붙은 ‘이’나 ‘영순이가 의사가 되었다’에서 ‘의사’에 붙은 ‘가’가 바로 그것인데, 모양이 주격 조사와 똑같다. 호격은 말 그대로 누군가를 부를 때 붙는 조사다. ‘철호야’ ‘영순아’ ‘평화여’ ‘사랑이여’ 할 때의 ‘야’ ‘아’ ‘(이)여’가 여기 속한다.

서술격 조사는 모든 조사를 통틀어 가장 ‘튀는’ 존재다. ‘철호는 학생이다’에서 ‘이다’가 바로 서술격 조사인데, 모양이 늘 똑같은 다른 조사들과 달리 ‘학생이니’ ‘학생이어서’ ‘학생이며’ ‘학생이고’ 등과 같이 여러 모습으로 활용된다. 동사나 형용사와 똑같은 특성을 보이는 것이다. 이렇게 ‘이다’는 조사의 특성(명사에 붙는다는 점)과 용언(동사/형용사)의 특성(활용이 된다는 점)을 다 갖춘 특이한 존재다. 그래서 이것을 따로 ‘존재사’나 ‘지정사’로 분류하는 학자들도 있다. 하지만 정규문법에서는 이 말이 명사에 붙는다는 점을 중시해 조사에 집어넣고 있다(‘이다’를 별도의 품사로 분류할 때 생겨나는 한 가지 난점은 어떤 이름을 붙이든지 그것이 단 한 낱말만을 거느린 품사가 된다는 것이다).

한편 격조사와 비슷한 조사로 접속 조사가 있다. ‘철호와 영순이’의 ‘와’나 ‘엄마하고 나’의 ‘하고’ 같은 조사가 바로 그것이다. ‘아빠랑 나랑’ 할 때의 ‘랑’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접속 조사는 둘 이상의 명사를 이어주는 구실을 한다.

영어와 비교해보면 우리말에서 조사가 왜 중요한지 쉬이 알 수 있다. ‘The book is mine’과 ‘I read the book’을 놓고 보자. ‘book’은 두 문장 안에서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 자격은 사뭇 다르다. 앞에서는 주어이고 뒤에서는 목적어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book’을 주어로 만들었다 목적어로 만들었다 하는 요소는 ‘위치’다. 앞 문장에서는 ‘is’라는 be동사 앞에 왔고, 뒤 문장에서는 ‘read’라는 동사 뒤에 왔다. 이렇게 영어에서 ‘위치’가 하는 구실을 우리말에서는 조사가 담당한다.

김철호 <국어실력이 밥 먹여준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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