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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따뜻한 사랑이 있던 그곳, 꽃동네

등록 2009-03-17 16:47

[청소년칼럼] 각박한 사회속 진정한 사랑의 실천
세계적인 경제 위기로 우리나라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서민경제를 살리겠다던 이명박 당선자의 장담은 언감생시 먼 별나라 이야기가 돼버렸다. 대외적으로 환율상승과 물가 상승으로 서민들이 체감하는 경기체감지수가 상승하였고 세계 경제 위기의 여파가 실물경기에 영향을 미친지 오래다. 자기 한 몸 추스르기도 힘든 세상에 사람들은 살아가기 위해 발버둥치고, 다른 이들에겐 더 냉담해진다. 자신을 위해서...

하지만, 그 아래 세상에 사는 ‘조용한, 그리고 힘없는’ 사람들은 우리들의 발에 채이고 상처받았다. 그들을 돌봐주던 이들도, 그들과 함께했던 이들도 모두 떠났다. 그들에게 남겨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사회는 그들에게 ‘약자’라고 부른다.

2월 중순에 음성 꽃동네를 갔다. 그곳은 거리 부랑자들과 우리가 흔히 ‘부족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수용되어 생계를 살아가는 곳이다. 그들이 꽃동네에 오게 된 사연은 각자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면, 버려졌다는 것이다.

꽃동네 연수원의 관계자 분이 말하셨다. “꽃동네에는 부랑자 분들, 육체나 정신적으로 부족하신 분들이 오시는 곳이에요.” 그리고는 꽃동네에 갓난아기를 버리고 가는 사람, 할아버지 할머니를 버린 사람, 부인을 꽃동네로 내몬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말을 들으면서 버린 사람들 뒤에는 얼마나 많은 버려진 사람이 있을지, 상처를 주는 사람들 뒤에는 얼마나 많은 상처받은 사람들이 있을지 생각해보았다.


본격적으로 봉사활동에 나섰다. 그곳에서 부랑자들, 장애우들, 생을 마감하려는 고령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보았다. 내가 말한 이분들에 대해 생각하면서 불쌍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들은 먹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남들과 함께 있다는 사실, 사랑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우리는 늘, 우리가 지니지 못한 것, 남이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질투, 불만, 탐욕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들보다 우리가 ‘부족’한 사람이고 불쌍한 사람이지 않을까? 사소한 따뜻함에도 기쁘고 감사 할 줄 아는 그들의 마음은 이미 만족한 사람이요, 행복한 사람이었다.

어떤 할머니께서는 내가 방에 들어가자, 먼저 말을 거셨다. 그 분은 자신의 이야기에 대해 들려주었다. 아마, 봉사자가 오기를 기다리며 그에게 해줄 말을 되씹고 다시 되씹어 보셨으리라.

그곳의 봉사자 분들은 자신의 일에 자긍심을 느끼며 그곳에 있는 가족 분들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주었다. 바깥세상에서 힘든 사회에 대해 회의하며 한숨만 쉬는 우리들과는 달리 남을 위해 일을 하며 함께 기쁨을 찾고 있었다.

내가 꽃동네의 이야기를 말하는 건 단지 꽃동네를 예찬하기 위함도 내 개인적인 경험을 말해주기 위함도 아니다. 그 이유는 우리에게 주어진 상황이 아무리 힘들고 큰 상처를 받았다 할지라도 우리보다 더 힘든 사람들이 있음을 상기하고 삶에 대한 행복과 기쁨을 얻으라는 사실 때문이다. 힘들더라도 그러한 삶 속에서 진정 순수한 행복을 찾는 것, 사랑을 찾고 베푸는 것 그것이 진정한 인간사회로 가기위한 발돋움일 것이다.

임태혁 기자 ith199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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