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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교육

6월항쟁 22주년, 한국의 민주주의는 어디에 서있는가

등록 2009-06-10 15:10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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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칼럼] 1987년 6.10과 2009년 6.10
이 칼럼을 쓴 성상민 기자는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청소년 기자입니다. 칼럼에 대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편집자 주

지금으로부터 22년 전, 서울은 전두환 정권의 독재 정치에 항거하는 사람들로 들끓었다. 계속되는 시민들의 비판을 호헌 조치라는 ‘점잖아 보이는’ 수단과 백골단이라는 ‘폭력적인’ 수단으로 밟아 눌렀던 전두환 정권은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전두환 정권의 온갖 자행들을 참지못한 시민들은 대학생 박종철 씨가 물고문으로 사망했고, 그 사실을 정부에서 조작적으로 은폐하려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거리로, 거리로 나왔다.

그 날, 장충체육관에서 전당대회의 분위기에 취해있던 당시 여당 민정당은 ‘그 날이 앞으로 역사에 어떤 이름으로 올라올지’ 전혀 예측할 수 없었다. 단지, 전두환의 후계자로 노태우가 지명되었다는 사실만 기뻐할 뿐이었다. 하지만 그순간은 잠시였다. 시민들은 최루탄 속에서도 계속 거리로 나왔,고 정치에는 관심이 없을 것처럼 보였던 ‘넥타이 부대’들도 속속 나오기 시작했다.


결국 정권은 굴복했다. 정권은 민주주의라는 시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그것이 우리가 역사 시간에, 뉴스 시간에 가끔 접하는 ‘6.29 선언’이었다. 지금은 역사 속의 사건으로 여겨질 뿐이지만, 그 선언문을 위해서 수없이 다치거나 최루탄을 맞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시간은 흘렀다. 20세기는 이미 흘러간 역사가 되었다. 이제 한국은 더 이상 ‘통일주체국민회의’ 같은 선거 장난질을 치지 않는다. 그러면, 한국은 어느 나라 못지 않은 민주주의를 이룩했는가. 글쎄, 만약 그렇게 본 기자에게 묻는다면 과거에 비해선 민주주의의 위상이 높아졌으나 아직도 부족한 점이 있다고 대답하고 싶다. 아니, 1년 전부터 부족한 민주주의마저도 위협을 당하고 있다고 대답하고 싶다.

분명 ‘그 날’이후로 표면적인 민주주의는 발전했다. 정부가 신문을 검열하지도 않고, 노동조합 분쇄 공작을 하지 않는 등 표면적으로는 좋아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우리가 겉으로 보이는 민주주의에 취해 있을 때, 실질적인 민주주의는 퇴보했다.

6월항쟁 이후 벌어진 노동자 대투쟁, 그리고 상계동 철거 사태는 무엇을 의미 하는가? 노동자 대투쟁으로 임금은 올라갔지만 중산층은 그들의 투쟁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약 10여년 후 IMF가 터지자 보란 듯이 정리해고 광풍에 비정규직 양산 붐이 일고 말았다.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살고 있던 마을에 쫓겨난 상계동 철거민들은 시대가 바뀌어도 존재했다. 단지 상계동이라는 이름이 평택 대추리가 되거나, 용산이 되었을 뿐이다. 무작정 진행하는 철거에 대해 사람들은 비판했지만, 자신의 생계에 치여서 그들을 돌아 보지 않았다.

그들은 국익 또는 선진화라는 허상의 목표를 위해 자신들이 살고 있던 자리에서 쫓겨났다. MB 정권 들어서 추가된 것은 이제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경찰이 몸소 알려준 것이다. 그런데 우리들은 어떻게 했는가? 경제지의 부동산 면을 보면서 재테크에 앞장서야 한다는 입발린 소리에 취해, 우리가 어떻게 될지 생각해보질 않았다.

어찌보면 겨우 1년 반 동안 진행된 민주주의의 후퇴는 몇 년전, 아니 ‘6.10’ 이후로 예견되어 있던 사태라고 생각된다. 선언은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지만, 의미만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다.

‘선언’ 이후에 진행된 선거는 민주주의 정권이 들어서는 것을 10년 후로 늦추고 말았고, 민주주의의 표면적 발전과 함께 민주주의의 퇴행도 함께 이루어졌다. ‘독재 정권이 사라졌으니까 괜찮을 거야’라고 맘을 놓는 사이, 그들의 후예들은 다시 정권을 가져갔고 이제 우리는 그 대가를 치루고 있다.

이제 우리는 어떠한 위치에 서있는가? 미네르바의 예에서 보듯이 정부 정책에 대해 반대하면 범죄자가 될 수 있다. 국민과의 소통은 이미 유인촌 장관을 통해서 입증되었다. 비판을 하면, ‘세뇌’라고 생각하면 그뿐이다. 인간다운 삶은 끝장나기 일보 직전이다. 최저 임금을 줄이고, 비정규직은 늘리고 있다. 시민들은 최대한 평화적으로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나섰지만, 그들은 소화기와 곤봉, 군홧발로 맞이하였다. 그리고,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무리한 수사로 인해 자살을 하는 사건이 일어나고 말았다.

우리는 22년 동안 민주주의가 발전했다고 여겼지만, 아이러니하게도 22년 전과 지금은 비슷하다. 단지 차이가 있다면, 신문 하나를 틀어 막는다고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세상은 아니라는 것과 청소년들의 정치 의식이 성장했다는 점이다.

이제 우리는 어떡해야 할까? 전경들에게 벌벌 떨면서 가만히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될까. 선택은 이 글을 읽는 모두에게 주어진다. 그리고 그 선택에 따라 민주주의의 향방은 결정될 것이다.

성상민 기자 gasi44@paran.com
ⓒ2007 대한민국 청소년들의 즐겨찾기 - 인터넷뉴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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