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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관광특수 업고 “30년 노후기종” 폭우속 운항…비극 불렀다

등록 2007-06-25 22:18수정 2007-06-26 14:59

25일 캄보디아에서 추락한 전세기와 같은 종류인 피엠티항공의 러시아제 AN-24기. AP 연합
25일 캄보디아에서 추락한 전세기와 같은 종류인 피엠티항공의 러시아제 AN-24기. AP 연합
앙코르와트 특수 업고 저가 항공 우후죽순
국제기구 평가결과 공개 반대 ‘안전 베일’
‘캄보디아 국내선’ 실태

>한국인 13명을 포함해 최소한 27명이 탄 캄보디아 항공기 추락 사고는 기령이 30년에 이르는 노후 기종을 운영하는 영세 항공사의 구멍난 안전관리가 근본 원인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최근 앙코르와트 등 유적지 관광이 인기를 끌면서 캄보디아로 한국 관광객을 실어나르는 항공편은 2005년까지 주 4회였지만 지금은 주 28편으로 급증했다. 이 가운데 3분의 1인 9편을 캄보디아 항공사가 운항하고 있다. 이처럼 캄보디아 국제선을 이용하는 한국 관광객이 늘고 있고, 또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캄보디아 국내선을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캄보디아의 항공 안전도는 베일에 싸여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세계 각국의 항공 안전도를 평가한 뒤, 회원국이 이 평가 결과를 공개하는 데 동의하면 인터넷에 공개하고 있다. 그러나 캄보디아 정부는 이 평가 결과 공개에 반대해, 국제민간항공기구도 공개를 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에 취항하는 캄보디아 항공사는 이번에 사고를 낸 피엠티(PMT)항공과 로얄크메르항공이다. 2006년 11월 부정기 항공으로 한국에 들어온 피엠티항공은 지난 2월 정기 운항을 시작한 뒤 국내에서 항공기 고장이나 지연, 결항 등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하지만 로얄크메르항공은 지난해 2월 건설교통부의 안전점검에서 항공기 내 소화기, 산소통 등 비상장비 관리 소홀 등 7가지 위반 사항이 적발돼 같은 해 3월 스스로 한국 취항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 항공사는 지난 3월 취항을 재개했으나, 몇 달 되지 않아서 한국에 취항하는 43개 외국 항공사 가운데 고장으로 인한 항공기 지연·결항률이 네번째로 높은 항공사로 기록됐다.

국제노선에서 여객기의 고장이 이렇게 많이 일어나는 것은 국제적 통제를 덜 받는 캄보디아 국내선의 사정을 짐작하게 한다.

피엠티항공의 사고 항공기만 해도 지난 2년 동안 최소 세 차례의 사고나 항공기 내부 비상사태를 겪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한 번은 엔진 고장으로 운항 도중에 귀환했으며, 또다른 사고 때는 승객들이 초과 탑승해 활주로를 벗어났다. 지난해는 북동쪽 라타나키리 공항 인근에서 착륙사고를 일으킬 뻔해, 당국의 안전성 조사를 받은 뒤 운항이 일시 중지됐다가 재개되기도 했다.

2002년부터 3년 동안 시엠립에 살았던 정아무개씨는 “프놈펜과 시엠립을 현지 프로펠러기를 이용해 다녔는데 불안했다”며 “인근 베트남이나 타이와 비교해 보면 캄보디아 비행기가 굉장히 열악하다”고 말했다. 이광희 건설교통부 항공안전지도팀장은 “객관적 자료가 공개되고 있지 않지만 캄보디아의 항공 안전도는 매우 열악한 수준인 것이 사실”이라며 “체계적인 항공 안전관리 시스템을 다른 나라들처럼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캄보디아의 항공사들에 안전 문제가 불거지는 것은 이들 항공사가 영세해 안전관리를 소홀히 하는데 원인이 있다고 항공업계에선 보고 있다. 이번에 사고가 난 피엠티항공도 2004년 4월 설립된 국적기 민항사지만 스스로 저가 항공사를 자처하고 있으며, 보유한 항공기가 보잉737-200 1대와 낡은 AN-24 3대, 화물기인 AN-12 1대 등 모두 5대다.

김정수 박현정 노현웅 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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